배대식 드라마협회 사무총장 "中 시장도 중요, K콘텐츠 개선 필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2025 콘텐츠산업포럼'에서는 방송콘텐츠의 '넥스트 K'를 위해 제작사의 IP확보를 위한 정책과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9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CKL스테이지에서 '2025 콘텐츠산업포럼'을 개최했다. 올해 콘텐츠산업 정책포럼은 'Next K를 향한 콘텐츠산업의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진행됐다.
'2025 콘텐츠산업포럼'은 정책, 방송, 이야기, 음악, 게임 등 5개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적·산업적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각 장르별 산업 혁신을 견인하는 28명의 산업 전문가들이 참여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방안, 초현지화 전략,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 혁신 등 K콘텐츠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친다.

이날 '방송' 분야의 종합토론은 '방송영상 콘텐츠의 NEXT 전략'을 주제로 진행됐다. 강재원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김영근 세명대 미디어콘텐츠창작학과 교수, 배대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총장, 홍성창 스튜디오S 드라마부문 대표, 고중석 에그이즈커밍 대표, 김희열 팬엔터테인먼트 드라마부문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강재원 좌장은 "글로벌 OTT에 지식재산권(IP)을 넘겨주는 일이 생길시, IP를 가지고 있는 플랫폼이 제작에 있어서 여러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면 한국이 글로벌 플랫폼이 원하는 대로 제작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지금은 종속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탈출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해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홍성창 스튜디오S 드라마부문 대표는 "글로벌 OTT는 오리지널 공급과 프리바이(Pre-Buy, 제작사로부터 IP를 구매하는 형태) 공급이다. 오리지널 공급은 제작비 전액을 글로벌 OTT가 투자를 하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 방향과 캐스팅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어 "오리지널 공급 대신 동시방영 조건이 있다. 이 경우에는 글로벌 OTT가 저희들의 IP를 선호하기 때문에 공급계약을 맺는 것"이라며 "동시방영의 경우 글로벌 OTT 영향력에서는 벗어나 독자적인 기획과 원하는 방향대로 제작할 수 있다. 오리지널 작품에도 IP를 제안하면 협업 상태로 간다. K콘텐츠는 저희가 전문가이기 때문에 설득하는 과정이 있다. 종속은 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강 좌장은 "에그이즈커밍은 크리에이터 및 제작진을 확보하면서 다양한 IP를 보유하고 있다. 예능 부분에서 IP 확보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성공적인 사례를 내셨다. 예능뿐 아니라 드라마도 제작을 하고 있는데, 드라마의 경우 제작비가 필요하다. IP를 보유하고 있을 시 드라마로도 수익을 어떻게 낼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에그이즈커밍은 예능 '지구오락실', '콩콩팥팥'과 시즌오프 '콩콩밥밥'을 비롯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인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을 선보여 모두 흥행에서 성공했다.
고중석 에그이즈커밍 대표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1, 2를 보시면 IP는 CJ ENM과 에그이즈커밍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이야기 속에 더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사생활' 시즌1, 2에서는 주인공이 밴드를 한다. 직접 연주를 한다. 거기서 음악을 만들어 낸다"라며 "이전에는 OST 음악감독이 만들어 다른 아티스트가 불렀다면,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경우 배우들이 콘서트를 할 수 있을 상태까지로 만들었다. 그 부분에서 수익을 내는 거다.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가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넷플릭스와 계약을 하게 되면 정책상 IP는 가져오지 못해도, 사업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IP를 갖는 부분과 사업을 독자적으로 공동으로 운영하는 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업권을 확보해서 양분하는 전략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대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총장은 "글로벌 스트리밍 전쟁에서 '넥스트 전략'이 주제인데, 왜 이 주제가 나왔는지 생각해보면 드라마 산업이 붕괴 직전이기 때문"이라며 "새 정부도 출범했기 때문에 정부에 요구하는 방향에 대해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이 자리에서도 IP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셨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시 넷플릭스에 IP 주권을 넘기는 일은 쉽게 간과하면 안 된다. IP가 없다 보니까 '오징어 게임'이나 '폭싹 속았수다'와 같은 작품이 넷플릭스에 좋은 일을 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넷플릭스에서 한국 콘텐츠에 3조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우리의 IP를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그만큼 IP가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많은 드라마를 제작을 하는데 기반에는 내수용 콘텐츠가 기본 받침이 됐기 때문이다. 그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제작 편수가 줄어들고 있다. 제작을 해야 좋은 콘텐츠가 나오는데 제작 기회조차 없다. 이 기반이 무너지면 '넥스트'가 없어진다. IP를 제작사가 갖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주는 것이 새 정부의 과제"라고 말했다.
배 총장은 "한한령으로 막힌 중국 시장도 해결이 필요하다. 중국 내수만으로도 엄청난데, 현재 K콘텐츠가 중국에서 풀리지가 않고 있다. '태양의 후예' 등도 판권을 판매한 선례가 있기 때문에 중국 시장 개선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