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예후 나쁜 췌장암…“조기 진단으로 빠른 치료 중요”

2025-06-21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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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생존율이 10%에 불과한 치명적인 암이 있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췌장암’은 대부분 암이 진행된 후 발견되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21일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췌장암 환자는 9천780명으로 갑상선암을 포함한 전체 암 가운데 발생률 8위를 기록했다. 2018년 췌장암 환자가 7천611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5년간 28.5% 증가했다.

특히 췌장암은 전 세계적으로 예후가 가장 나쁜 암으로 꼽힌다. 췌장이 다른 장기들에 둘러싸여 있어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수술이 가능한 초기 췌장암 환자는 전체의 20% 이내에 불과하며, 수술로 췌장을 완전히 절제해도 미세 전이에 의한 재발율이 높아 75~80%는 암이 재발한다. 항암제, 방사선 치료에 대한 반응이 낮은 것도 문제다.

이처럼 3, 4기로 넘어가면 치료가 쉽지 않아 증상을 알아두고 최대한 빨리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췌장암이 발생하면 소변·대변의 색이 바뀔 수 있다. 췌장에 생긴 암 덩어리가 담관을 압박하는데, 이로 인해 담즙이 정체되며 혈액 속으로 들어가 쌓인다. 이때 담즙 속에 있는 빌리루빈이라는 색소가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소변 색이 콜라나 흑맥주와 비슷한 갈색으로 변할 수 있다.

반대로 변 색깔은 하얗게 변한다. 담즙이 장내세균과 만나면 갈색·황토색·노란색 등으로 변하는데, 췌장암이 발생하면 담즙의 정상적인 배출이 어려워지면서 대변에 담즙이 섞이지 않아 변 색깔이 변하는 것이다. 변에 기름기가 많고 악취가 나며 변기 물을 내려도 변이 쉽게 씻겨 내려가지 않는 특징도 나타난다.

소변·대변 변화와 함께 피부와 눈이 노래지고, 피부가 가렵고, 갑자기 없던 당뇨가 생기거나 복통, 메스꺼움, 구토, 체중 감량, 식욕 저하 등이 있으면 췌장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 명치, 옆구리, 등, 허리 부위에 통증이 있거나 소화가 안 될 때, 똑바로 누워 자면 허리가 아픈데 웅크리고 자면 괜찮을 때 췌장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췌장암 발병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 노화, 흡연, 비만 및 대사 질환, 제2형 당뇨병 등이 있다. 또 고기·가공육·고온 조리 음식, 과음 등의 식습관이 있다면 조절할 필요가 있다.

박준성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췌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유전성 췌장염 환자, 당뇨병이 10년 이상 된 사람, 매일 한 갑씩 10년을 흡연한 사람 등은 고위험군에 속해 40세 이상이면 복부초음파검사를 주기적으로 해보는 것을 권한다”며 “췌장암은 진행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한두 달이 굉장히 중요해 치료 시기를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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