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 이탈자 23만 명 돌파…평소보다 2배 급증
SK텔레콤만 순감, KT·LG유플러스, 알뜰폰보다 가입자 더 늘어
국회 과방위 '위약금 면제' 압박…청문회서 책임 규명 예고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고 이후 가입자 이탈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가입자는 총 23만 6,901명에 달했다. 이는 전월 대비 87.7% 늘어난 수치로,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가 공식화된 지난달 22일 이후 급격한 가입자 이동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지난 한 달 동안 총 12만 2,671명의 번호이동 유입 고객을 기록했지만, 이탈 규모가 이를 훨씬 상회하면서 순감 규모는 11만 4,23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순감 수치인 1만 3,562명과 비교해 약 9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와 달리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으로부터 각각 9만 5,953명과 8만 6,005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특히 두 회사의 가입자 순증 규모는 알뜰폰(MVNO)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번호이동 시장에서 가입자 순증은 주로 알뜰폰 사업자에게 집중됐지만, 이번 달은 양상이 달라졌다. KT는 4만 8,337명, LG유플러스는 3만 7,265명의 순증을 기록하며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이뤘다.
SK텔레콤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 확대와 유심 1,000만 개 추가 확보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불안 심리를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한 상황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SK텔레콤 측에 해지 위약금 면제를 강하게 촉구하고 나서면서 이탈세는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과방위는 오는 8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부르며 관련 청문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열린 청문회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법적 검토 결과 문제가 없다면 위약금 폐지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