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택배·물류 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쿠팡이 대대적인 비용, 인프라 투자를 통해 ‘로켓배송’ 체계를 구축한 이후 소비자의 기대 수준이 빠르게 높아진 것이 주효했다. 주 7일 배송 확산과 도착 보장 서비스가 물류 시장의 판을 다시 짜고 있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대응해 온 스마트 물류 기업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택배 3사를 중심으로 대형 물류 업체들도 쿠팡을 견제하기 위해 주 7일 배송 체계를 본격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택배 사업 1위 자리를 처음으로 쿠팡에 내준 CJ대한통운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CJ대한통운은 올해 초 전국 주요 거점을 대상으로 주 7일 배송을 시작했다. 한진도 지난달 말부터 수도권 및 주요 지방 도시에서 주 7일 배송 시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택배사들의 물류망을 활용해 주 7일 배송 도입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미 SSG닷컴, G마켓, 11번가, 컬리 등이 CJ대한통운과 협업하며 배송 경쟁력을 높였으며 협업을 검토하는 이커머스 플랫폼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자체 경쟁력을 확보한 스마트 물류 기업도 눈에 띈다.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당일배송 서비스 ‘딜리래빗’을 운영하는 딜리버스가 대표적이다. 딜리버스는 2022년 일찍이 주 7일 배송과 도착 보장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이후 딜리래빗 서비스를 론칭, 고객사와 물동량을 빠르게 늘리며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AI 기술을 바탕으로 출발지와 목적지 위·경도, 날씨, 건물 유형, 공동 현관 비밀번호 유무 등 배송 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를 분석, 당일 물량에 따라 매일 새롭게 배송 권역을 생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결과에 따라 경기 이천 소재의 자체 물류 허브에서 단 한 번의 소분류가 이뤄지고 이후 각 지역 ‘무인 지역 허브’로 상품이 이송된다. 배송 기사는 이곳에서 자신의 배송 박스를 인수해, AI가 제시하는 최적 동선을 따라 배송을 수행하는 구조다. 집하에서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평균 7시간으로 단축했으며 당일 배송 성공률은 99%에 이른다. 비용 측면에서도 일반 택배 대비 부담이 크지 않아, 서비스 개시 이후 지그재그, 젝시믹스, 말본골프 등 30개가 넘는 고객사의 선택을 받고 있다.
김용재 딜리버스 대표는 “양질의 배송 서비스를 경험한 소비자들의 충성도, 재구매율이 높아지며 이커머스 및 온라인 쇼핑 기업에게는 촘촘한 물류 서비스 구축이 우선순위가 되어가고 있다"며 “AI, 자동화 기술, 로봇 등 범람하는 첨단 기술을 배송 서비스에 얼마나 잘 적용하느냐가 향후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