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배터리 재활용(리사이클링) 시장이 2034년까지 428억달러(약 58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약 49억달러(약 6조6800억원)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후 연평균 27.3%씩 고속 성장해 2034년에는 9배 수준인 428억달러까지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배터리 재활용은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에서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 금속 원재료를 추출하는 기술이다. 폐배터리로 인한 환경 위협을 최소화화면서 광물 채굴 의존도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만드는 데 핵심 요소로 꼽힌다.
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환경 규제 영향으로 성장이 예상됐다. 유럽을 시작으로 많은 국가가 배터리에 대해 제품 제조·수입업자가 폐제품을 수거해 재활용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의무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서다. 주요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제조사는 재활용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회수된 재료를 다시 배터리 생산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자원 선순환 체계(클로즈드 루프 시스템)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토요타통상과 손잡고 미국 내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공장의 토요타향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 스크랩, 사용후 배터리 등에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메탈을 추출하고 토요타의 전기차 배터리로 최종 재활용할 계획이다.
습식 제련과 건식 제련에 이어 직접 재활용(다이렉트 리사이클링) 같은 배터리 재활용 기술 발전으로 재료 회수율도 향상되고 있다. 다이렉트 리사이클링은 폐배터리에서 양극활물질을 직접 추출해 재생양극활물질로 재사용하는 방법이다.
리서치앤마켓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전기차 시장의 급속한 확장에 따른 폐기물 관리와 원자재 부족 대안으로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회수된 배터리 재료를 정제 없이 재사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처리 비용을 절감하는 직접 재활용 방법이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