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국내에는 2000개가 넘는 각종 도급업체가 있지만 앞으로 살아남을 곳은 불과 100개도 안될 것입니다.”
김옥진(사진) 맨파워코리아 대표는 9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제는 도급·파견 업체들도 가격 경쟁력은 물론이고 리스크 관리 능력을 입증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라며 이렇게 말했다.
맨파워코리아는 아웃소싱 업계에서 매출 기준으로 3위인 회사다. 김 대표는 올해 4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SC제일은행 재무총괄임원을 비롯해 GE파워시스템즈코리아, 애큐온캐피탈, 삼표, 서울미라마유한회사(그랜드하얏트서울 운영사) 등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전략적 아웃소싱'이 주요 대기업들의 화두로 떠올랐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핵심 업무는 과거처럼 우수 인재를 직접 확보하지만 비핵심 업무는 갈수록 그 범위를 넓혀 전문성을 갖춘 외부 파트너에게 맡기려는 것이다.
그는 “고객사인 대기업들이 과거처럼 친인척이나 퇴직한 고위 임원이 운영하는 회사에 관성적으로 아웃소싱(파견·도급)을 넘겨주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면서 “가령 과거에는 1500명이 투입해야 할 업무를 규모나 역량이 엇비슷한 대여섯 개 업체에 쪼개서 할당을 했다면 이제는 디지털 전환과 직원 교육 등 내부 투자를 통해 안전 관리 능력이 검증된 회사에 모든 물량을 몰아주려는 분위기다. 이것이 리스크를 오히려 낮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요 대기업들도 협력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는 전언이다.
도급사의 디지털 전환은 수익성과 안전관리 능력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김 대표는 “여전히 작업 현장에서는 출퇴근 기록을 수기로 정리하거나, 인사 담당자가 휴일 근무 수당 등 복잡한 규정을 직접 파악해 근로자별 급여를 일일이 계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수천 명에 달하는 도급사 소속 근로자와 관련된 모든 업무가 디지털 기반으로 다시 구축되면 수익성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청소 로봇을 활용하는 것과 같이 작업 현장에서도 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이는 고객사 입장에서도 사고 리스크를 오히려 낮출 수 있어 1석 2조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맨파워코리아가 현재 집중하고 있는 아웃소싱, 근로자 파견, 헤드헌팅, 전직지원 등의 사업 영역은 아직 성장 초기 단계로 판단된다. 모든 분야에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는 셈”이라며 “현재 5000억 원 수준인 매출액도 수년 내 3조원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