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다음 타자로 리플·솔라나?···SEC 결단만 남았다

2025-08-28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상품에 점차 열린 태도를 보이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이후 스테이킹 기능 허용 여부까지 검토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시장의 이목은 리플과 솔라나 등 ETF 후발주자의 심사 결과에 쏠린 상태다.

이달 초 SEC는 리퀴드 스테이킹을 증권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퀴드 스테이킹은 가상자산을 예치하면서도 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스테이킹 방식이다.

기존 스테이킹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운영을 지원하는 대가로 일정량의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자산이 '락업(잠김)' 상태가 되기 때문에 일정 기간 동안 인출이나 활용이 불가능했다. 이달 기준 스테이킹을 통해 약 3%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리퀴드 스테이킹 열어준 SEC···ETF 적용 기대감↑

반면 리퀴드 스테이킹은 예치한 자산의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어 투자자가 해당 자금을 다른 곳에 운용하거나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SEC의 이번 조치는 리퀴드 스테이킹이 증권법 규제를 받지 않음을 명확히 한 것으로 사실상 시장에서의 활용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조치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에 더해 승인 직후 스테이킹 기능이 바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앞서 SEC는 게리 겐슬러 전 위원장의 주도하에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할 당시 이더리움에 스테이킹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더리움 ETF는 비트코인 ETF와 달리 출시부터 인기를 끌지 못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기조가 바뀌면서 스테이킹 허용에 대한 관측이 커졌다. 자산운용사들이 현물로 보유하는 이더리움에 3% 이상의 추가 수익이 생기는 데다 리퀴드 스테이킹까지 허용되면서 추가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부푼 탓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단순히 이더리움 ETF에 한정되지 않고 조만간 리플과 솔라나 같은 주요 알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리플 ETF, 10월 분수령···"SEC와 운용사 소통 긍정적"

현재 비트와이즈, 캐너리 캐피털, 위즈덤트리, 21셰어스, 코인셰어스, 프랭클린 템플턴, 그레이스케일 등 7개 자산운용사가 SEC에 리플 현물 ETF 출시를 위해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 가운데 위즈덤트리의 리플 ETF 검토 기간은 오는 10월 24일까지 연장됐다. 프랭클린 템플턴 펀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펀드도 10월에 최종 마감일이 예정돼 있어, 이 시점에 SEC의 승인 또는 거부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여기에 SEC는 지난 8월 18일 21셰어스와 비트와이즈가 신청한 솔라나 ETF와 리플 트러스트의 검토 기간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솔라나 현물 ETF는 10월 16일, 리플 트러스트는 10월 19일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이 외에도 코인셰어즈의 라이트코인 현물 ETF, 그레이스케일의 도지코인 현물 ETF 신청도 심사 결정이 10월로 연기됐다.

이미선 해시드오픈리서치 리서치 팀장은 "이는 SEC의 단순한 처리 지연이라기보다는 디지털자산 ETF 전반에 대한 일관성 있는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현재 자산운용사의 수정안 제출은 SEC와 지속적인 소통이 이뤄지는 측면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어 "솔라나, 리플 ETF 신청에 대한 최종 결정 마감일이 10월 중순인 만큼 10월 중 알트코인 ETF들에 대한 전반적인 승인이 일괄적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들도 승인 시점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 사례처럼 SEC가 특정 시점에 모든 리플 ETF를 동시에 승인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와 제임스 세이퍼트는 올해 안에 SEC가 리플 ETF를 승인할 확률이 95%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리플 보유 확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외 알트코인 ETF 심사에 대한 기대가 뒤따르면서 상장사들의 코인 매집 현상도 변화하고 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 우펙시는 솔라나 182만 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같은 시장의 디파이 디벨롭먼트는 2억7300만 달러 상당의 솔라나 약 142만 개를 보유 중이다. 나스닥 상장사 샤프스 테크놀로지는 솔라나 전략 투자를 위해 4억 달러 상당 사모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리플 역시 나스닥 상장사이자 제약품 유통, 의료 인프라 기업인 웰지스틱스헬스 등을 필두로 기관 보유가 늘어나는 추세다.

투자사들도 알트코인 보유 전략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벤처캐피털(VC) 판테라캐피탈은 최근 12억5000만 달러를 조달해 솔라나 비축 기업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디지털, 멀티코인캐피털, 점프크립토가 솔라나(SOL) 전용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를 구축하기 위해 10억 달러 자금 유치에 나선다.

가상자산 VC 업계 관계자는 "후발 알트코인 ETF 승인 여부는 미국 내 가상자산 산업 전반의 제도적 신뢰도를 가늠하는 새로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당분간 시장의 향방은 10월에 나올 SEC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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