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판타지 작가이자 편집자의 단편 소설집
장르 문학 내공, 유감없이 발휘한 단편 수록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드래곤 라자', '반지의 제왕', '듄'을 한국에 정식 출판한 편집자이자 30년 이상 SF 판타지 작가이자 번역가로 활동해 온 이지연 작가의 단편 소설집 '산맥공주'(황금가지)가 출간되었다. 지난해 8월 세상을 떠난 작가의 1주기에 맞춰 출간된 유고 작품집이다. 저자의 오랜 지기였던 송경아 소설가가 엮은이로 참여했다.

디테일한 묘사로 타자와의 관계를 탐구했던 초기작 '생일을 축하', '눈 속의 요정'에 이어, 사건과 플롯을 능숙하게 다룬 최근작 '산맥 공주', '역표절자'까지 한자리에 모았다. 표제작인 '산맥 공주'는 세계 여러 나라의 민요와 민담을 좋아했던 작가의 내공이 모인 작품이다. 비범한 괴력을 가진 채 태어난 아기 '출룬체첵'의 이야기를 실험적으로, 설화처럼 풀어냈다. 작가 특유의 섬세한 필치와 깊이 있는 상상력, 긴 시간 쌓아온 장르 문학에 관한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한 단편 소설집이다.
저자는 편집자로서, PC통신 하이텔에서 이영도의 '드래곤 라자'를 찾아내 세상에 선보이고 '반지의 제왕', '듄' 등 굵직한 고전 장르 소설을 국내에 소개하며 황무지 같은 한국 장르 텃밭에 수많은 씨를 뿌렸다. 서울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상당 기간 단행본 편집자 및 번역자로 일해 왔다. 2023년 8월, 향년 52세로 세상을 떠났다. 값 1만 7천원.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