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곰 습격'에 자위대 파견한다…무기없이 후방 지원업무

2025-11-04

곰이 마을로 내려와 사람을 습격하는 사례가 급증하자 일본 정부가 자위대를 파견한다.

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일본 방위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를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곰의 피해가 심각한 아키타(秋田)현에 5일 자위대를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파견 준비는 대체로 완료됐다”며 “내일(5일) 이후 지원처인 아키타현 시정촌(市町村·기초지방자치단체) 준비가 되는 대로 순차 활동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방위성 관계자에 따르면 자위대의 파견 부대는 육상자위대 아키타 주둔지 제21보통과연대다. 자위대법에 의거, 민생지원을 위한 훈련업무 형태로 실시한다. 이에 자위대는 무기를 들고 곰에 직접 대응하지는 않는다. 포획을 위한 덫 운반 등 후방 지원 임무를 맡을 방침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국민의 생명과 생활을 지키는 임무를 한다는 관점”에서 자위대를 파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스즈키 겐타(鈴木健太) 아키타현 지사는 지난달 26일 인스타그램에 “곰에 의한 인적 피해가 계속되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됐다”며 “현 상황은 지자체만으로 대응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곰 퇴치를 위한 자위대 출동 규정이 없어 통상의 재해 파견처럼 간단하지는 않겠지만 자위대 파견 검토를 요청하고자 조만간 방위성을 방문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틀 뒤 방위성을 방문해 고이즈미 방위상에게 직접 자위대 파견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아키타 주둔지의 자위대 대원 약 130명이 지난달 30일 곰에 습격당했을 때의 대처에 대한 훈련을 실시했다.

올해 아키타현 내 곰으로 인한 사상자는 사망자 4명을 포함해 최소 50명 이상이다. 아키타현이 올해 집계한 곰 목격 보고 건수는 8044건으로, 지난해의 약 6배에 달하는 가운데 10월 중 목격 건수는 전체의 절반인 4154건을 차지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곰 습격에 사망한 사람의 수는 지난달 27일 기준 12명이었다. 이는 역대 최대였던 2023년 6명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NHK에 따르면 4일 새벽에도 아키타시의 한 주택 부지에서 신문 배달을 하던 77세 남성이 곰에게 습격당해 얼굴, 손 등을 다쳤다. 지난달 26일에도 아키타현 북부 가즈노시 집 마당에서 85세 여성이 곰의 공격을 받아 머리를 다쳤다. 지난 20일에는 아키타현 유자와시 중심가에 나타난 곰이 남성 4명을 공격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곰의 마을 출현이 잦은 이유로 도토리 등 먹이의 흉작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또 봄철 번식기를 앞두고 수컷 곰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점도 이유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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