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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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자외선이 강해지며 ‘피부암’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야외활동을 하며 자외선 차단제를 제대로 바르지 않으면 불규칙한 흑색의 반점이 퍼지는 ‘흑색종’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7일 국제암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약 33만2천건의 흑색종 사례 중 80%(26만7천여건)가 자외선 노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악성 흑색종은 피부와 눈의 색을 나타내는 멜라닌 색소를 형성하는 멜라닌 세포에서 발생하는 피부암이다. 동양인은 발바닥·손바닥·손톱 밑 등 신체의 말단부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드물지만 안면부·콧속·항문·직장·식도·외음부 등 점막에서도 발생한다. 이에 성인이 된 뒤 신체의 말단부에 검은 점이 생겨 크기가 커지면 병원에 가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악성 흑색종은 피부암 중에서도 전이가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가장 위험하며, 육안으로 봤을 때 점인지 암인지 구별이 쉽지 않아 초기 진단이 어렵다.
그럼에도 악성 흑색종을 조기에 발견해 잘 절개한다면 5년 생존율이 99%에 이른다. 그러나 악성 흑색종이 림프절로 전이되면 60%, 장기로 전이되면 25%까지 생존율이 떨어지므로 정확히 진단하고 종양 세포의 침습 정도를 파악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 점과 흑색종을 구별하는 방법에는 ‘ABCDE 관찰법’이 있다. 먼저 A는 비대칭성(Asymmetry)이다. 점은 대부분 좌우 대칭적인 형태이지만 흑색종은 비대칭적인 모양을 보인다. B는 불분명한 경계선(Border line)을 의미한다. 점의 가장자리가 불규칙하고 톱니 모양 등을 보이면 흑색종일 가능성이 있다. C는 다양한 색상(Color)을 뜻한다. 점은 한 가지 색으로만 이뤄지지만, 검은색과 갈색 등 여러 가지 색인 경우 흑색종을 의심할 수 있다.
D는 큰 지름(Diameter)이며, 점의 경우 지름 6mm 이상일 때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E는 변화(Evolution)다. 점의 크기, 모양, 색이 달라지거나 통증이 생긴다면 악성 흑색종을 의심해야 한다.
흑색종을 예방하기 위해선 자외선 노출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햇볕을 피해 그늘에서 시간을 보내고, 챙이 넓은 모자나 선글라스, 긴 옷으로 피부를 가려야 한다. 또 자외선 차단제를 귀까지 꼼꼼히 바르는 것이 좋다.
방숙현 DR피부과의원 원장은 “악성 흑색종의 전조증상이 보인다면 빠르게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피부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햇볕 노출을 더욱 조심하고, 인공 태닝을 피하고 피부를 자주 자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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