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주얼리 경계 허물었다...피아제의 '이 시계' [더 하이엔드]

2025-05-22

지난 4월 30일, 서울 한남동의 조용한 골목이 금빛으로 물들었다. 스위스를 대표하는 파인 워치메이커이자 하이 주얼러인 피아제가 새로운 워치 컬렉션 ‘식스티(Sixtie)’를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식스티는 같은 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워치스&원더스 박람회에서 처음 공개된 신제품이다. 사다리꼴을 뒤집은 듯한 트라페즈 케이스는 원형이나 사각형이 주류를 이루는 손목시계 디자인 사이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현장을 찾은 기자단과 VIP 고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식스티는 피아제에게 의미가 크다. 13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주얼리 워치 컬렉션이자 브랜드가 오랜 시간 일관되게 추구해온 스타일 철학인 ‘형태의 유희(Play of Shapes)’를 반영한 최신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기존 틀을 벗어난 기하학적 케이스, 팔찌와 목걸이를 넘나드는 유연한 형태 등은 피아제가 1960년대 이후 꾸준히 선보여온 시계 디자인의 한 축이었고, 이번 컬렉션도 그 연장선에 있다.

행사 공간에는 식스티 컬렉션의 전 제품과 함께 이번 디자인에 영감을 준 아카이브 컬렉션, 식스티 외 올해 피아제가 주력하는 제품들도 전시됐다. 브랜드의 글로벌 홍보대사 배우 전지현을 비롯해 배우 박규영과 김소현, 모델 아이린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60년대에 시작된 디자인 혁명

식스티라는 이름은 60초와 60분 등 시간의 기본 단위를 뜻하는 동시에 브랜드의 창의성이 빛을 발했던 1960년대에 대한 경외를 함께 담고 있다. 특히 1969년은 피아제 역사에서 전환점과도 같은 해였다. 이 시기에 선보인 ‘21세기 컬렉션’은 시계와 주얼리의 경계를 허문 혁신적인 작품으로, 피아제를 초박형 무브먼트의 명가를 넘어 디자인 선구자로 도약하게 한 대표적 계기였다.

피아제는 1957년 두께 2㎜의 수동 무브먼트 9P를 시작으로 ‘울트라 씬(thin)’이라 불리는 초박형 무브먼트 분야를 개척해왔다. 무브먼트가 얇아지면서 디자이너들은 구조적 제약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형태와 장식적 요소 시계에 더할 수 있었다.

이때부터 피아제는 시계를 여성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바라봤다. 트라페즈 형태 케이스 역시 이 시기에 등장했다. 이브 생 로랑의 A라인 드레스에서 영감을 받은 이 디자인은 식스티 컬렉션의 정체성을 완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금세공의 섬세함 돋보이는 디테일

피아제는 식스티 컬렉션을 만들며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트라페즈 케이스에 다채로운 장식 기법을 구사했다. 베젤에는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입체감을 주는 ‘가드룬’ 장식을 더했고, 다이얼은 새틴 마감 처리를 해 빛의 흐름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간결하게 다듬은 로마숫자와 바 형태 인덱스는 모던한 인상을 주며, 링크마다 정교하게 폴리싱한 브레이슬릿은 손목 위에서 눈부신 광채를 발한다. ‘하우스 오브 골드’라 불리는 브랜드 DNA는 이번 식스티 컬렉션에도 가감 없이 드러난다.

식스티 컬렉션은 사용한 소재에 따라 여러 버전으로 선보인다. 시계 전체를 핑크 골드로 만든 버전, 베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화려함을 더한 풀 골드 버전, 스틸과 핑크 골드를 함께 사용한 콤비 형태 그리고 스틸 케이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실용성과 화려함을 겸비한 버전이 대표적이다.

컬러 스톤인 터쿼이즈를 다이얼로 만든 핑크 골드 버전은 올해에만 선보이는 한정 모델이다. 케이스 크기는 29ⅹ25.3㎜이며, 두께는 6.5㎜로 모두 같다. 시계의 심장으로는 피아제가 자체 제작한 초정밀 쿼츠 무브먼트를 택했다.

피아제는 21세기 컬렉션의 화려한 시절을 재현하듯 ‘스윙잉 쏘뜨와’도 함께 선보였다. 꼬임 장식으로 완성한 체인이 특징인 목걸이형 시계로 골드를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정교하게 스톤을 세팅하는 하이 주얼러로서 피아제의 면모를 보여주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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