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청사진을 그릴 국정기획위원회가 18일부터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12·3 불법계엄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최소 100만원 지급 등 현재 검토 중인 지원 방안을 제시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공지능(AI) 진흥을 위한 조직 신설과 향후 5년간 관련 예산 16조원 투자 방안 등을 내놨다.
정부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중기벤처부는 이날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정기획위 업무보고에서 현재 검토 중인 이재명 대통령 공약 이행 계획 등을 보고했다. 핵심은 불법계엄 사태로 경영상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방안이다.
구체적으로 전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00만원을 일괄 지급하거나, 매출·지역·업종 등에 따라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을 논의 중이다. 연매출 3억원을 차등 지급 기준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벤처부는 신속한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관련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하고 관련 시스템을 하반기에 구축할 계획이다. 올 연말에는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현황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46.9%가 직간접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생존 위기에 몰렸다. 코로나와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내수 부진까지 견뎠지만 불법 내란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며 특별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로 꼽히는 AI 육성을 위해 부처 산하에 AI 정책실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AI 주무 부처인 만큼 각종 현안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려면 그동안의 행정 경험을 체계화할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5년간 약 16조원을 투입할 것이며, 이를 통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수만장 확보하고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정부 때 손상된 연구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국가 총지출의 5%를 목표로 연구·개발(R&D) 예산 확대에도 나서겠다는 안도 보고됐다. 과기정통부는 바이오와 에너지 등에 투자를 집중하겠다며 정부 R&D 예산이 4조원 이상 더 필요하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과학기술부총리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업무보고에서는 정책 과제에 대한 얘기가 주로 오갔다”며 “직제 개편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정기획위는 이날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국무조정실·과기정통부·여성가족부·교육부·행정안전부·국방부· 국세청·중기벤처부·보건복지부·문화체육관광부·소방청·방위사업청 등 13곳의 업무 현황을 보고받았다.
국정기획위 업무보고는 오는 20일까지 진행된다. 국정기획위는 부처별 업무보고 이후 분과별로 공약 및 국정 과제를 검토한 뒤 통합·조정을 거쳐 이행계획과 그에 따른 재정·예산계획을 세우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