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페어링’ 팟캐스트
‘김건희 특검’ 수사의 핵심 인물, 건진법사. 그는 단지 무속인일까요, 정치 브로커일까요, 아니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핵심 멘토일까요? 오늘 ‘뉴스페어링’ 팟캐스트에선 6개월 넘게 건진법사를 집중 취재한 중앙일보 사회부 손성배·이찬규 기자를 초대해 건진법사의 실체를 파헤쳐봅니다.

옅은 눈이 내리던 지난 1월 5일,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 박건욱) 409호실에선 한 노년 남성이 연신 억울함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의 정체는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64·이하 건진)씨.
검찰은 그가 2018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 당시 경북 영천시장 예비후보자에게서 공천을 받도록 도와주겠다며 억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의심했다. 법조계에선 “정·관계 인맥이나 영향력을 따지면 그중 제일은 건진”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건진은 불법 정치자금에 대해 “신통력으로 기도비를 받았을 뿐”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건진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검사에게 다시 한번 호소했다.
건진은 정말 그가 말한 대로, 용한 무속인일 뿐일까? 아니면 정·관계를 마음대로 주물러온 ‘비선실세’였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건진이 자신을 영적인 인물로 믿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건진을 집중 취재해온 손성배 기자는 “건진은 휴대전화에 자신의 아내를 ‘천사부인’으로 저장해 뒀다. 아내가 천사라는 게 아니고, 건진 본인이 천사라 ‘천사의 부인’이라는 뜻임을 측근을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스스로를 ‘천사’라고 생각했던 건진. 그는 어떤 삶을 거쳐 자신을 ‘진짜 영적 존재’로 여기게 됐을까. 한 번에 최대 3억원을 받았다는 그의 법당에선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떻게 최고 권력자에게 다가갈 수 있었을까. 검찰은 곧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넘길 보고서에 건진을 ‘공천 개입, 수사 무마, 이권 청탁 브로커’로 규정했다. ‘뉴스페어링’은 사회부 손성배·이찬규 기자와 함께, 무속과 권력의 경계에 선 문제적 인물의 탄생 과정을 따라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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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방송 전문 스크립트입니다.
🎙️진행 : 김홍범 기자
🎙️답변 : 사회부 손성배, 이찬규 기자
▷김홍범〉 무속인이 권력의 핵심에 닿아 있는 일,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궁금하죠. 어떻게 그들은 평생 한 번도 보기 어려운 유력 인사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을까요? 오늘 ‘뉴스페어링’에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추적해온 중앙일보 손성배, 이찬규 기자와 함께 그가 권력의 꼭대기에 닿을 수 있었던 경로를 짚어봅니다. 어서 오세요.
▶손성배·이찬규〉 안녕하세요.
📌그는 영적 존재? 전과 8범, 건진법사의 실체
▷김홍범〉 우선 어떻게 건진법사를 취재하셨나요?
▶손성배〉 검찰이 지난해 12월 17일, 건진법사 자택을 압수수색을 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그때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된 뒤에 (건진법사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법당으로 다시 나올 거라고 보고 저희 사회부 팀원들이 추운 겨울날 법당 앞을 매일 돌아가면서 지켰습니다.
저는 이름이 같아서 “저도 성배입니다” 하면서 만나달라고 계속 기다렸는데요. 사실 당시 그 안에는 건진이 기거하고 있진 않았고요. 계속 벨을 누르고 건진을 부를 때마다 하얀색 리트리버로 보이는 개가 나가라는 듯 저를 향해 “월월” 짖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