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대중음악상 수상자’ 남예지, 신보 ‘어기여 디어라’ 발매

2025-05-04

올해 2월, 제22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재즈 보컬 음반상을 수상한 재즈 보컬리스트 남예지가 새 싱글 ‘어기여 디어라’를 발매했다. 이번 싱글은 5월 2일 정오, 각종 음원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었으며, 지난해 발표한 4집 음반 ‘오래된 노래, 틈’ 연장선상에 있는 작업이다.

싱글의 발매는 디오션뮤직 이창희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성사되었으며, 남예지가 그간 천착해 온 “재즈적 사유”의 흐름을 다시금 보여준다.

남예지의 정규 4집 ‘오래된 노래, 틈’은 고려가요 ‘가시리’를 비롯해 민요 ‘뱃노래’, ‘꽃타령’, ‘새야 새야’, ‘몽금포타령’, 그리고 초기 가요 ‘사의 찬미’, ‘목포의 눈물’, ‘희망가’ 등 한국의 오래된 노래들을 현대 재즈의 언어로 재해석한 음반이다. 그는 단순한 리메이크를 넘어,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한국 재즈의 단절된 역사를 사유하는 데 주목했다.

1940년대, 일본의 적성국 음악 금지령으로 인해 재즈는 ‘금지된 소리’가 되었고, 그 여파는 광복 이후에도 이어지며 1950년대까지 긴 공백을 만들어냈다. 남예지는 “만약 그 단절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의 재즈는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재즈의 또 다른 가능성을 음악으로 탐구해왔다.

싱글 ‘어기여 디어라’는 싱어송라이터 이상은이 1997년 발표한 동명 곡을 재즈로 다시 해석한 작품이다. 3박자 리듬은 파도처럼 출렁이며, 고요에서 출발해 점차 에너지를 쌓아 올리는 곡 구조는 재즈와 한국적 정서가 절묘하게 교차하는 공유 지역을 만든다.

이 작업에는 4집 앨범에 함께했던 멤버들이 다시금 의기투합했다.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 음반 수상 프로듀서 이원술, 3회 수상에 빛나는 기타리스트 오정수, 독보적인 언어를 지닌 피아니스트 비안(Vian), 국내외를 오가며 활동 중인 드러머 김종현이 참여해 최상의 앙상블을 들려준다. 이들의 연주는 노를 젓는 숨결처럼 유기적이며 단단하다. 남예지의 목소리는 이들의 호흡 위를 유려하게 흐르며, 과거와 현재, 익숙함과 낯섦 사이에서 매끄럽게 횡단한다.

‘어기여 디어라’는 단순한 리메이크를 넘어 시대를 건너는 감각, 그리고 재즈의 현재성을 질문하는 음악이다. 남예지는 한국 재즈의 경계를 넓히며, 오래된 노래에 담긴 정서를 오늘의 언어로 다시 길어 올린다. 그녀의 다음 여정이 어디로 향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재즈적 사유’라는 노를 쥔 채, 또 다른 틈을 향해 조용히, 하지만 부드럽고 단단하게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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