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전후 시니어, 소득 격차 6.5배…70대까지 일하고, 소비도 왕성

2025-12-12

은퇴를 했거나 앞둔 55~69세 ‘시니어’ 세대 내에서 소득 차이가 6.5배까지 벌어졌다. 소득이 높은 20%와 낮은 20%를 비교한 결과다. 이들 시니어 세대 중 절반 가까이는 70대가 돼야 완전한 은퇴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11일 공개한 ‘2025 우리금융 트렌드 보고서, AI 시대의 시니어 라이프’의 내용이다. 연구소는 올해 7~8월 20세부터 69세까지 1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고, 55~64세를 대상으로 개별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55~69세 시니어 세대에서 소득 상위 20%에 속하는 이들의 평균 월수입은 1079만원이었다. 반면 하위 20%는 167만원으로 고소득층과 6.5배의 차이가 났다. 청년 초기(20대) 9.8배에 달했던 소득 격차는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하는 중년(40~54세)에 5.8배로 줄어들었다가, 은퇴를 전후한 시기 다시 벌어졌다.

통상 은퇴 시기에는 자산 소득의 비중이 커지는 데다, 기존에 고소득자였던 이들은 경력을 바탕으로 일을 이어가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고소득층은 소득이 크게 줄지 않고, 반대로 저소득층은 빈곤에 시달리는 은퇴 세대의 ‘부익부 빈익빈’이 뚜렷했다.

소득이 낮은(하위 20%) 시니어의 생활은 빠듯했다. 월평균 215만원을 썼지만, 소득은 그에 못 미쳐 월평균 49만원 적자였다. 생계를 유지하는 최소 비용을 줄이기 어려워서다. 반면 상위 20%는 월평균 802만원을 써도, 278만원이 남았다(흑자). 같은 시니어 세대라도 금전적 여유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 상황이었다.

시니어의 월평균 수입은 532만원으로 중년층(609만원)의 87% 수준이었다. 특히 근로ㆍ사업소득은 중년 대비 3분의 2(343만원)에 그쳤다. 하지만 씀씀이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시니어의 월평균 지출은 461만원으로, 중년의 90% 수준이었다. 오히려 연 100만원 이상을 여가비를 쓰는 시니어는 64.3%로, 중년(61%)보다 많았다. 시니어 세대는 자녀에게 대한 경제적 지원 부담이 중년 세대(80.2%)보다는 줄고(35.8%),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더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니어에게 은퇴는 아직 먼 얘기였다. 시니어 가구의 76.1%가 경제활동을 하는 걸로 나타났다. 55~59세는 92.4%가, 65~69세도 59.2%가 일을 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2.1%)은 “퇴직 후 재취업 경험이 있다”고 했고, 37.2%는 “퇴직 후 재취업 의사가 있다”고 했다.

일은 단순 생계수단을 넘어 정체성과 존재감의 유지 수단이었다. 완전한 은퇴 시기로는 70대(47.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일의 의미’를 물었더니 “일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72.4%), “일할 수 있음은 노후의 큰 자산”(80.7%)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심층 면접에서 “나이와 걸맞은 역할을 하고 싶다”, “일을 안 하게 되면 고인 물처럼 침체되기만 한다” 등의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스스로를 ‘액티브 시니어’(활발한 은퇴 세대)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44%에 그쳤다. 연구팀은 “액티브 시니어의 핵심 조건으로 ‘경제력’이 가장 많이 꼽혔다”며 “실제로도 자신을 액티브 시니어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총자산과 월수입이 그렇지 않은 시니어(안정형 시니어)에 비해 각각 1.2배 정도 많았다”고 분석했다.

노후 대비 저축을 50대 이후에 시작했다는 비율은 51.9%로 가장 많았고, 20대부터 준비한 경우는 5.4%에 불과했다. 연금 준비도 부실했다.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 연금만 보유한 퇴직자가 39.7%에 달했다. ‘3층 연금(국민ㆍ퇴직ㆍ개인)’으로 두터운 노후 대비를 한 비율은 16.3%에 그쳤다. 시니어의 평균 자산은 7억8000만원으로, 이 중 대부분 부동산(6억7000만원)에 묶여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우리금융 서찬교 과장은 “고소득 시니어일수록 ‘3층 연금 구조’를 갖춘 비율이 높다”며 “젊을 때 미리 마련한 다양한 수입 파이프라인이 노후에 삶의 질을 좌우한다”고 짚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