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사망) 미국 유력 인사들과 광범위한 교분을 나눴음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12일(현지 시간)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19장의 사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 앤드루 왕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의 모습이 포함돼 있다.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의원들은 성범죄 의혹으로 수감 중 사망한 엡스타인 소유 재산에서 확보한 사진 일부를 이날 공개했다. 이들은 총 9만5000여 장의 사진을 넘겨받았으며, 이번 공개분은 그중 극히 일부라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은 촬영 시점과 주체, 배경 설명 없이 배포됐다. 이 가운데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 6명과 함께 촬영한 흑백 사진도 포함됐으며, 여성들의 얼굴은 모두 가려져 있었다. 위원회는 얼굴을 가린 이유에 대해서는 별도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 엡스타인이 다른 인사들과 함께 있는 사진도 함께 공개됐다. 엡스타인이 게이츠와 대화하는 모습, 스티브 배넌과 함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앤드류 왕자와 래리 서머스 전 하버드대 총장, 변호사 앨런 더쇼비츠 등의 얼굴도 등장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앞으로도 순차적으로 관련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감독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가르시아 의원은 성명을 통해 “백악관이 은폐를 끝내고 엡스타인 관계된 권력층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피해 생존자들에게 정의를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충격적인 사진들은 엡스타인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남성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은 질문을 제기한다”며 “미국 국민이 진실을 알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법무부는 모든 파일을 지금 즉시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번 사진 공개와 관련한 언론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성범죄 혐의가 제기되기 훨씬 이전에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해 왔다.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엡스타인의 전용기를 이용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범죄 행위와 관련성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앤드루 왕자는 올해 초 엡스타인과의 연루 의혹이 재부각되면서 왕실 칭호와 작위를 박탈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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