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에서 인간으로
이철희 지음
위즈덤하우스 | 416쪽 | 2만3000원

‘대한민국 출산율 0.7명’. 초저출산 문제는 너무 많이 이야기되면서 알 만큼 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인구경제학자인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람들이 여전히 모르거나 오해하는 내용이 많다고 지적한다.
<인구에서 인간으로>는 지난 16년간 한국의 결혼과 출산을 둘러싼 인구 문제에 천착해온 저자가 출산율 감소 원인과 저출산 대응 정책에 대해 심층 진단과 제언을 망라한 책이다.(최근에는 출생률·저출생이 쓰이지만, 책에서는 학술적 정의에 따라 사용) 서구의 경험과 연구에 빗댄 추론에 답답함을 느꼈던 저자가 한국적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실증적 근거를 한국의 사례와 데이터로부터 가져온 책에선 기존 통념과 다른 얘기들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눈에 띄는 부분은 한국에선 ‘결혼의 감소가 출산율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서구에선 결혼한 여성의 출산율 감소가 출산율 하락의 주된 원인이었던 것과 다른 결론이었다. 특히 2012~2023년에 출생아 수가 가파르게 줄어들었는데, 결혼 여성 비율의 감소 추이가 지속되고 결혼한 여성의 첫째 출산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가운데 가임기 여성인구가 감소하는 추세가 심화되면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결혼 감소 추이의 완화가 가장 근본적인 저출산 대응 정책이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현재는 결혼한 사람이 자녀를 낳아 기르는 비용을 줄여주는 정책이 대부분이다. 감소 추이를 반등시키기 위해선 젊은이들이 결혼하기 어려운 여건을 개선하고, 결혼해 있는 사람에게 중점을 둔 정책을 결혼하지 않은 청년을 대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한다.
‘비혼 출산’에 대한 저자의 태도가 흥미롭다. 그는 한국 여건상 실효성 있는 저출산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면서도, 기본적인 인권 차원과 모든 아동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그 자체로 필요하다고 말한다. 바람직한 저출산 대응 정책은 “청년의 현실을 바꾸고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누구나 자녀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을 강조하는 시선과도 맞닿아있다.
![저출산 대책의 목표는 '인구' 머릿수 채우기보다 '인간' 존중이 되어야[BOOK]](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12/19/0b7f0c0e-10c8-4819-a58b-f54ade5f2c1d.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