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가 '폭락' 사이버트럭, 머스크 돌파구는? [윤민혁의 실리콘밸리View]

2025-05-26

그간 중고 거래가 금지됐던 테슬라 사이버트럭 ‘보상판매(트레이드 인)’가 시작됐으나 예상을 뛰어넘는 감가에 소유주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사이버트럭이 갈수록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실제 테슬라측은 절반에 육박하는 감가를 제시해 논란이다. 연이은 머스크의 정치 활동으로 테슬라 판매량이 급감 중인 가운데 기존 ‘충성 소비자’ 층까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진다.

25일(현지 시간)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공식 사이버트럭 보상판매를 시작한 테슬라가 ‘시세’ 이상의 높은 감가를 제시하고 있다. 10만 달러를 주고 구매한 2024년식 차량은 1만9623마일을 주행했으나 37% 할인된 6만3100달러의 견적을 받았고, 지난해 9월 구매한 12만7000달러 최고사양 모델 소유주는 38% 낮은 7만8200달러를 제시 받았다고 한다. 일부 테슬라 커뮤니티에서는 구매가 55%에 불과한 견적을 받았다는 사례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중고차 시세는 출하 후 실시간으로 반영돼 ‘충격’을 주기 힘들다. 문제는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초기 예약자에게 ‘1년간 중고 판매 금지’ 조건을 내세웠다는 데 있다. 차량 인도 후 1년 간은 테슬라만 사이버트럭을 매입할 수 있고, 이를 어길시 소유주에게 소송을 걸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고 판매 금지 계약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경우 인기 차종에 대한 ‘사재기’와 재판매를 막기 위해 이뤄지는 조치다. 슈퍼카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양산차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사례로 화제가 됐다. 테슬라는 이후 재판매 금지 조건을 없앴으나, 출시된지 1년 반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과 맞물려 ‘중고차 천국’ 미국에서도 중고 사이버트럭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었다.

이런 시장 상황 속, 테슬라가 중고가격의 ‘기준점’이 되는 보상판매를 시작하며 예상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이다. 당장 수익 보전을 위해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소비자 충성도를 희생하는 극약처방이다.

테크크런치는 “전기차는 일반적으로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보상판매는 개인 간 거래보다는 가격이 낮은 게 보통”이라면서도 “머스크의 높은 ‘인지도’로 인해 반발에 직면한 소유주들의 재판매가 지연됐을 가능성과 함께 가속 페달, 트림 부품 탈락 문제 등이 발목을 잡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판매 부진과 브랜드 인지도 하락, 관세 압박 등에 시달리는 중인 테슬라는 고심이 깊어 보인다. 머스크의 ‘우향우’에 테슬라는 글로벌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EAA)는 올 1분기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23.9% 늘어난 가운데 테슬라 판매량은 45% 줄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머스크는 자율주행 로보택시로 반전을 노리려 한다. 머스크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6월 말 텍사스 오스틴에 로보택시가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지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며 “내년 말까지 미국에서 수십만 대에서 100만 대 이상의 테슬라가 자율주행으로 운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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