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GPT의 오픈AI가 기업들의 채용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오픈AI 잡스 플랫폼’이라는 이름의 이 서비스는 내년 중반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기업과 구직자를 매칭해주는 방식이다. 오픈AI는 이 구직 플랫폼을 월마트와 같은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시장에 진출시키겠다고 했다.
요즘 구직자들은 회사에 지원서 양식을 작성하면 단 몇 분 만에 불합격 통지를 받는 경우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인간 직원이 살펴보기 전에 AI가 지원자를 걸러낸다는 뜻이다. 취업 과정에 이미 AI가 이렇게 깊숙이 관여한다면, 구직자가 지원서를 쓰기 전 단계에서 기업이 원하는 자격 조건과 구직자가 원하는 조건을 맞춰서 제안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건 자연스러운 결론이다. 오픈AI가 바로 그런 중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가진 링크드인이 이미 AI를 사용해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오픈AI는 자사의 최대 투자자인 MS의 영역에 진출해서 시장을 뺏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번 발표는 두 기업의 사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을 다시 확인시켜 준 셈이다.
이 발표가 나온 자리도 흥미롭다. 지난 4일 트럼프가 AI와 관련한 미국 정부의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면서 MS와 메타, 구글, 오라클, 애플 등의 테크 CEO들을 초청한 백악관 만찬 자리에서 오픈AI의 샘 올트먼이 밝힌 내용이었다. 현재 오픈AI는 웹브라우저와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영역에 진출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만찬 자리에 있던 다른 기업들의 업종을 침범할 수밖에 없다. 많은 테크 CEO들은 AI가 수많은 전통적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는데, 오픈AI 그보다 먼저 다른 테크 기업들의 영역을 위협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 첫 타깃이 MS가 된다는 게 앞으로 벌어질 경쟁의 강도를 보여준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