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국내서 차세대 메시징 RCS 베타 시작…'말풍선' 색깔 차별은 그대로

2025-08-06

애플이 국내에서 차세대 메시징 기술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s)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iOS-안드로이드 간 메시징 논란의 핵심이었던 말풍선 색상 차별 문제는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약 6만5000여명의 국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iOS 기반 RCS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는 올 2월 방송통신위원회의 '이통 3사 연동용 베타 버전 제공'이라는 행정지도 후속조치다.

RCS는 글로벌이동통신사업자연합(GSMA)이 채택한 차세대 메시지 표준이다. 데이터 기반 메시지 전송을 통해 고화질 사진·영상 공유, 수신 확인, 실시간 입력 상태 표시, 그룹 채팅 등 기존 단문 메시지(SMS)·장문 메시지(MMS)를 대체하는 메신저다. 현재는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중심으로 보편화돼 있다.

그간 애플은 자사 기기 간 메시지에는 '아이메시지(iMessage)'를, 타 운용체계와의 메시지에는 SMS 체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다 작년부터 미국, 캐나다, 독일, 영국,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 등 주요 7개국과 중국 일부 지역에서 RCS를 도입했다. 한국은 올해 2월 도입했다.

애플은 이번 베타 테스트를 통해 RCS 기반의 메시지 기능을 일부 제공하고 있지만, 아이폰 간 '파란색', 안드로이드 간 '녹색 말풍선' 구분 정책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아이폰 사용자끼리는 파란색 말풍선이, 아이폰-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는 녹색 말풍선이 표시되는 방식이다.

이같은 색상 차별은 사용자 간 기능 차별과 사회적 위화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아이폰 점유율이 높은 미국에서는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단체 채팅방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메시지 기능 차이로 대화를 기피당하는 이른바 '그린버블(Green Bubble)' 현상이 보고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아이폰 이용자와의 문자 대화에서 미디어 품질 저하, 읽음 미표시 등으로 차별을 겪는 사례가 있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학교 내 갈등 원인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애플이 '디지털 계층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애플은 올 하반기 배포 예정인 차기 운용체계 iOS 26을 통해 RCS를 정식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제공되는 베타 버전에서는 메시지 편집, 보내기 취소, 삭제 등 일부 기능은 아직 제공되지 않는다. 정식 버전 적용 시 이통3사의 RCS 플랫폼과도 연동돼, iOS-안드로이드 간 기능 격차가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다만 말풍선 색깔 변경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RCS는 안드로이드 OS의 경우 이미 2019년도부터 한국 통신 3사에서 무제한 메시지, 고화질 사진 전송을 지원 중인데도 아이폰 사용자들만 소외됐다”면서 “애플이 수년간 국내 사용자 요구를 외면해왔는데, 앞으로 국내 사용자 편의를 위해 기술 간 형평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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