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퀄스’가 돌아온 날, 멜 로하스 주니어는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투타 완벽한 경기력을 뽐낸 KT는 키움과의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했다.
KT는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6-2로 이겼다. 선발 투수 고영표가 6이닝 3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 1자책점으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투구력을 완벽하게 회복한 고영표는 2.2이닝 7자책점으로 부진했던 직전 경기를 설욕하고 시즌 7승을 올렸다.
로하스는 11호 홈런을 터트리며 23년 만에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김상수와 안현민이 각각 멀티 안타로 팀의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고영표가 고영표다운 투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라고 평가했다. 고영표는 “지난 경기 내용이 안 좋았는데 바로 만회할 수 있어 좋다”라며 “타자들의 득점 지원으로 맘 편하게 던졌고 특히 로하스가 홈런 대기록을 세우며 분위기를 확 가져왔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된 로하스는 “홈 팬분들 앞에서 기록을 세워서 기쁘다”라며 “KT가 순위권 싸움을 하고 있는 만큼 올해는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간절해서 오늘 승리가 더 좋았다”라고 말했다.
고영표는 주 무기인 체인지업으로 키움 타선을 빠르게 정리했다. 최근 무서운 타격감을 자랑하는 송성문도 3타석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정현우는 좀처럼 영점을 잡지 못했다. 3회 세 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KT 타자들은 정현우의 공을 가만히 지켜본 뒤 베이스로 걸어 나갔다.
이 볼넷이 결국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로하스의 타구가 높게 뜬 사이 3루의 김상수가 홈으로 쇄도해 1점을 먼저 따냈다. 김민혁과 안현민은 더블 스틸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 KT의 첫 더블 스틸이다. 후속 타자 문상철이 적시타를 터트리며 누상의 주자를 쓸어 담았다.
최주환이 꽉 막혀 있던 키움 타선의 혈을 뚫었다. 2회 첫 타석에서도 9구 승부로 고영표를 괴롭힌 최주환은 4회 낮게 떨어지는 고영표의 체인지업을 강하게 퍼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5회, 로하스가 축포를 쏘아 올렸다. 안현민이 볼넷으로 출루해 있는 1사 1루, 정현우의 슬라이더를 타격해 장외 홈런을 터트렸다. 로하스의 시즌 11호 홈런이자 KBO 통산 175호 홈런이다. 로하스는 이 홈런으로 2002년 두산 소속이었던 타이론 우즈의 174홈런 기록을 뛰어넘고 외국인 타자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고영표의 배턴을 이어받아 마운드에 오른 배제성은 7회를 삼자범퇴로 잘 막았다. 배제성이 8회 1점을 잃었지만 KT는 8회말 곧바로 1점을 추가하며 만회했다.
배제성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커리어 통산 첫 세이브를 눈앞에 두고 주성원과 어준서에게 안타를 맞으며 2사 1·3루를 만들었고 소방수 박영현에게 마운드를 내어줬다. 박영현은 삼진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리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