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8년 말까지 러시아 의존 탈피
최대 12기 첨단 모듈러 원자로 건설
오클로 포함 SMR 종목들 들썩
이 기사는 9월 17일 오후 3시09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최근 뉴욕증시의 원자력 섹터 주요 종목들이 크게 들썩이는 모습이다.
미국과 영국의 이른바 '핵 동맹' 소식이 주요 외신을 통해 전해지면서 관련 종목들이 급등했고, 일부는 상승분을 토해냈다.
보도에 따르면 양국은 '첨단 원자력 에너지를 위한 대서양 파트너십(Atlantic Partnership for Advanced Nuclear Energy)'을 체결하기로 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주 영국 방문 기간 중 공식 서명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핵 발전의 황금 시대'를 선포하며 이번 협정에 커다란 의미를 실었고, 월가도 소형 모듈러 원자로(SMR) 섹터를 중심으로 수혜주를 가려내는 데 잰걸음이다.
이번 파트너십은 양국의 핵 에너지 프로젝트 개발과 배치를 가속화하는 데 목표를 둔다. 프로젝트의 목록에는 최대 12기의 첨단 모듈러 원자로 건설 계획과 영국 내 SMR을 통해 전력을 공급 받는 데이터센터 개발 등이 포함됐고, 투자 금액이 수 십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대부분의 세부 협정들이 민간 기업들을 중심으로 추진되며, 파트너십은 영국 에너지 시장을 미국 원자력 에너지 업체들에게 개방하는 데 목적을 둔다.

외신들은 이번 협정이 규제 승인 과정을 간소화해 원자력 프로젝트의 평균 허가 기간을 크게 단축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양국이 파트너십을 통해 2028년 말까지 러시아 핵물질에 대한 의존도를 '제로' 수준까지 떨어뜨리기로 했다는 사실이다.
현재 러시아는 상업적 사용을 위한 유일한 HALEU(고순도 저농축 우라늄) 생산국이라는 점에서 매우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아울러 테라파워와 KBR이 영국 내 나트륨 첨단 원자로 배치를 위한 부지를 연구하고 평가하는 방안도 협정에 포함돼 있어 단순히 기존 기술이 아닌 차세대 원자력 기술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오클로(OKLO) 주가가 급등한 배경에는 양국의 파트너십 소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해석이다. 업체는 오로라 파워하우스(Aurora Powerhouse)라고 불리는 소형 모듈러 고속 핵분열 원자력 발전소를 개발하고 있다.
연중 무휴 24시간 청정 핵 에너지를 공급하는 한편 재활용 연료도 사용할 수 있는 발전소라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오클로는 이미 미 에너지부(DOE)로부터 아이다호에 상업용 발전소를 설치하기 위한 부지 허가를 받은 상태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부의 원자로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며, 에너지부와 연료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클로 주가는 미국과 영국의 파트너십 체결 소식이 전해진 9월15일(현지시각) 10% 이상 뛰었다. 16일 종가는 95.83달러로, 지난 10일 73달러 선에서 단기에 30% 가량 폭등했다.
미국 SMR 업체들 가운데 특히 오클로가 에너지부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협정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사자'에 나섰다는 판단이다.
경계감도 고개를 들었다. 최근 주가 급등이 잠재적인 호재를 반영했다고 보더라도 첫 제품을 상용화 해 수익을 창출하기까지 수 년간의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스타트업이라는 점에서 상승 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영국의 원자력 에너지 협정이 오클로에 구체적인 계약을 보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영국 동북부의 하틀풀(Hartlepool)에 들어설 12기의 첨단 모듈러 원자로에 반드시 오클로의 기술이 적용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얘기다.
과거 오클로가 미국 정부와 계약을 체결한 뒤 주가가 30% 가까이 상승했던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정부 수주가 실질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된다고 볼 수 있지만 이번 미국과 영국의 협정은 아직 구체적인 계약 단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전략이 적절치 않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오히려 협정에 빌 게이츠가 이끄는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가 직접 언급된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때 테라파워가 보다 직접적인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테라파워는 비상장 기업이고, 최근까지 기업공개(IPO) 계획을 밝힌 일도 없었다.
월가가 주목하는 상장 기업은 뉴스케일 파워(SMR)와 BWX 테크놀로지스(BWXT), 센트러스 에너지(LEU) 등이다.
이들 기업도 오클로와 마찬가지로 협정에 직접 언급되거나 대규모 수주를 확보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는 상태다.
하지만 미국 에너지부의 승인이나 계약을 보유한 이들 업체가 양국의 협정으로 실질적인 사업 수주나 매출 증가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SMR 시장이 2024년 2억7000만달러에서 2025년 6억7000만달러로 152.1% 성장을 기록한 뒤 2029년 27억1000만달러 규모로 외형을 확대하는 시나리오를 점친다. 또 시장 성장을 주도할 입지를 확보한 업체로 뉴스케일 파워를 꼽는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업체는 두산에너빌리티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미국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SMR 장비 공급을 목표하고 있다. 이미 전세계를 겨냥한 비즈니스 확장 계획을 구체화 했다는 얘기다.
뉴스케일 파워는 미국 원자력 규제위원회로부터 SMR 설계 승인을 완료한 유일한 업체라는 점에서도 이번 미국과 영국의 파트너십을 통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SMR 설계와 프로젝트의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도 뉴스케일 파워의 투자 매력을 부각시키는 대목이다.
BWX 테크놀로지스는 미국 정부에 대한 핵심 핵 부품 및 연료 공급 업체다. 동시에 상업적 원자력 산업에도 부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원자력 기업이다.
9월 초 업체는 카이로스 파워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상업적 규모의 TRISO 핵연료 생산을 위한 협력을 진행 중이다. 차세대 원자력 기술에서도 선도적인 입지를 확보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체는 미국 정부와 안정적인 계약 관계를 바탕으로 견고한 수익 기반을 구축했고, 분기 당 0.24달러의 안정적인 배당금을 지급한다. 변동성이 높은 다른 원자력 스타트업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