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억' 버킨 백의 뮤즈, 故제인 버킨 2주기

2025-07-16

2023년 7월 16일 프랑스 자택서 건강 질환으로 사망

프렌치 시크의 아이콘이자 에르메스 '버킨 백'의 원조

영국 가수 겸 배우이자 '프렌치 시크'(French chic)의 아이콘이었던 제인 버킨(Jane Birkin)의 사망 2주기가 돌아왔다.

제인 버킨은 지난 2023년 7월 16일 76세의 나이에 프랑스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당시 이를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간병인으로 발견 당시 그녀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제인 버킨은 사망 전 몇 년간 뇌졸중, 어깨 부상 등 건강상의 문제를 앓아 왔으며 이로 인해 콘서트를 연기하거나 취소해온 바 있다.

제인 버킨은 영국 출생이지만 프랑스를 무대로 활동한 아티스트로 1970-80년대 프랑스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

그녀는 19살 어린 나이에 첫번째 남편 존 베리와 결혼했으나 이혼했다.

그러다 1968년 프랑스 영화감독 피에르 그랭블라의 작품 '슬로건' 주연을 연기하며 상대역이었던 배우 세르주 갱스부르(Serge Gainsbourg)와 만나게 되고 이후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들은 1980년까지 10년 간 연인 관계를 유지하며 딸 샬롯 갱스부르(Charlotte Gainsbourg)를 갖게 되지만 세르주 갱스부르의 바람기와 여러 문제로 결국 이별한다.

이후 그녀는 세 번째 연인이었던 프랑스 영화 감독 자크 드와이옹(Jacques Doillon)과 결혼하며 딸 루 드와이옹(Lou Doillon)을 출산한다.

이복자매인 두 사람은 제인 버킨과 영화 감독인 아버지들의 피를 물려받아 독보적인 분위기를 지닌 아티스트로 성장하게 된다.

한편, 제인 버킨의 커리어는 1969년 세르주 갱스부르와 함께 앨범 '제인 버킨&세르주 갱스브루'(Jane Birkin & Serge Gainsbourg)를 발매하며 전환점을 맞는다.

해당 앨범의 수록곡 '쥬 뗌므 모아 농 플뤼(Je t'aime moi non plus)'는 섹슈얼한 가사와 신음 소리로 유럽 일부 국가 라디오에서 금지곡으로 선정됐는데 그럼에도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배우에서 뮤지션으로 커리어를 확장하는 계기가 된다.

그녀의 무심한 듯 시크한 패션 센스도 빼놓을 수 없다. 금발인듯 갈색인듯 오묘한 머리색과 바랜듯한 청바지, 구겨진 셔츠, 늘씬한 몸매가 드러나는 시스루 원피스 등 심플하면서도 관능적인 그녀의 스타일은 유행을 타지 않고 지금까지도 전 세대를 아우른다.

그녀의 가장 유명한 일화로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Hermes)의 최고 경영자 장 루이 뒤마가 그녀를 위해 '버킨 백'을 만들어 선물한 것이다.

제인 버킨은 1984년 런던행 비행기에서 우연히 뒤마를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그에게 '왜 더 큰 가방을 만들지 않냐'고 물었다. 이 말을 참고한 뒤마는 올 블랙 색상에 그녀의 이름을 딴 가방을 선물하게 되고 그 가방이 바로 '버킨 백'의 시초다.

버킨 백은 지금까지도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출시되고 있으며 '돈이 있어도 못 사는' 명품 중에서도 명품으로 손꼽힌다.

최근에는 제인 버킨이 실제로 사용했던 가방이 경매에 부쳐지면서 또 한 차례 화제가 됐다. 지난 1994년 그녀가 에이즈 자선단체 기금을 마련하려 팔았던 오리지널 올 블랙 색상의 버킨백이 어느 수집가의 품에 있다가 지난 12일 프랑스 파리 소더비 경매에 나오게 된 것.

경매에 나온 버킨 백은 치열한 입찰 경쟁 끝에 700만 유로에 수수료를 더한 858만 2500유로, 한화로 약 137억 원에 낙찰됐다.

30년도 더 된 가방이 2025년 치러진 경매에서 핸드백 중 역대 최고 낙찰가를 기록하는 일은 버킨 백, 그리고 그 가방의 원조인 제인 버킨의 여전한 영향력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박지현 온라인 뉴스 기자 jullsj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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