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청 갈등'·'투톱 갈등' 등은 정청래의 숙제
"과도한 연임 의지...사람들 공감 얻기 힘들어"
"혹평은 시기상조...오히려 여야 관계에서 우위 점하고 있어"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이달 10일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대통령실과의 온도차를 드러내는 '명·청(이재명·정청래) 갈등'뿐 아니라 원내지도부 등 의원들과의 감정의 골 등은 정 대표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정 대표가 강성 당원들의 지지로 61.74%라는 높은 득표율을 얻어 당대표에 당선됐지만 정부여당을 이끄는 수장인만큼 좀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지난 3일 민주당이 추진하려던 '대통령 재판중지법'(국정안정법) 추진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대통령을 정쟁에 끌어들이지 말라"는 이유에서다.
박수현 당 수석대변인이 지난 2일 "이제부터 민주당은 재판중지법을 '국정안정법', '국정보호법', '헌법 84조 수호법'으로 호칭하겠다"며 "국정안정법 논의가 지도부 차원으로 끌어올려질 가능성과 정기국회 안에 처리될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헌법 84조에 따라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은 중지된다는 게 다수 헌법학자의 견해"라며 "헌법상 당연히 재판이 중단되는 것이니 입법이 필요하지 않다"고 당과 선을 그은 것이다.
대통령실이 당에 대해 직접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나타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상호 정무수석이 추석 연휴에 라디오에 출연해 "당 입장과 운영 방향에 대해 취지는 전부 동의하지만 가끔 속도나 온도의 차이가 날 때가 있지 않나"라며 "(당에) 대통령의 생각을 잘 전달했을 때 당이 곤혹스러워할 때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연이어 '명청 갈등'이 불거지자 정 대표는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100일 기자회견을 별도로 개최하지 않고 오는 9일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한 뒤 현장간담회를 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가 풀어야 할 건 '당정 엇박자'뿐만이 아니다. 원내 의원들을 통솔하는 리더십도 정 대표 앞에 놓인 숙제다. 정 대표는 높은 당원 지지율을 바탕으로 당선됐지만, 당시에도 "당심은 정청래, 의심(의원들의 마음)은 박찬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당 투톱(정청래·김병기) 간 신경전도 반복되고 있다. 정부 조직 개편법(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과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야당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분출된 김병기 원내대표와의 서먹한 동거가 이어지고 있는 것.
한 초선 의원은 정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열심히는 하시는데 권력을 장악하려는 의지가 너무 보이는 것 같긴 하다. 연임 의지가 되게 강하신 것 같다"면서 "정치라는 게 본인의 욕심이 드러나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기 어렵지 않나. 큰 정치를 하려면 큰 그림을 그리고 큰마음으로 움직이셔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영입 인재인 유동철 부산 수영지역위원장이 부산시당위원장 후보 면접에서 컷오프된 사건을 두고도 권력투쟁이 지나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천권은 당 고유 권한이라지만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결정에 대해 김병기 원내대표와 황명선 최고위원 등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을 끝낼 수도 있는 결정인데 보고 사항으로 끝내는 게 맞나"라는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경선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 컷오프 결정이 후보자들의 추후 정치 활동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까닭에서다.
다만 정 대표의 리더십에 혹평을 내리기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때때로 오버페이스를 할 뿐이지 개혁 정책에 발목을 잡진 않는다"면서 "오히려 정 대표의 등장으로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여야 관계에서 정 대표가 압도적인 힘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정치평론가는 "대통령도 강성, 국민의힘 대표도 강성, 정 대표도 강성이라서 지나치게 강한 이미지는 본인한테나 당에나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원내대표가 강하게 가고 당대표가 이를 토닥이는 그림이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리더십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당내 여러 인사들을 품지 못하고 있는데, 이들을 품는 등 좀 유연하게 당을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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