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 압구정 2구역 수주를 놓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6개월여 만에 다시 사업비 조달을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압구정 2구역 조합원의 자산 합계가 최소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삼성물산은 5대 시중은행, 현대건설은 1개 시중은행과 협약을 체결해 사업비 조달 경쟁에 들어간 것이다.
삼성물산, 5대 시중은행과 협력해 자금 조달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은 30일 압구정2구역의 안정적인 사업비 조달과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국내 5대 시중은행과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는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금융 기관들이 함께한다.
통상 재건축 사업 진행 전 업무협약은 개별은행과 시공사 간 일대일 체결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주요 시중은행은 이번에 이례적으로 공동으로 협약을 체결했다.
5대 은행은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 추진에 필수적인 사업비·이주비·중도금 대출을 포함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 조달 컨설팅, 금융 주선 등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압구정2구역은 조합원의 종전자산 추정액만 약10조 원을 넘어서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전체 사업비 규모가 기존 도시정비사업을 통틀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사업비 조달 관련 금리를 비롯해 이주비 등 금융 조건이 성공적인 사업 추진의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번 협약 체결로 삼성물산은 사업의 핵심 금융 파트너십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물산은 국내 상위 10대 건설사 중 유일한 최고 신용등급(AA+)과 압도적인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압구정2구역에 최상의 금융조건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은 “압구정2구역은 대한민국 주거 품격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상징적 프로젝트”라며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압구정2구역 사업비를 최고의 조건으로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게 조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향후 삼성증권·KB증권·우리투자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 등 대형 증권사와도 협업을 확대해 원활한 사업 추진에 힘을 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 하나은행과 손잡고 사업비 조달
현대건설도 지난 29일에 하나은행과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정비사업과 관련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공개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사업비, 이주비, 중도금, 조합원 분담금, 입주 잔금 등 재건축에 필요한 금융 제안을 요청하고 은행의 금융 제안서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앞으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 은행뿐 아니라 외국계 은행과 대형 증권사로도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압구정 2구역은 사업비가 2조 4000억 원에 이르는 재건축 대어로, 6월 18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가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