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드공제 누구에게 몰지?” 고민 끝?…李, 부부 소득세 과표 신설

2025-05-19

근로소득세 연말 정산을 해야 하는 매년 2월이면 맞벌이 부부들은 고민한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나 의료비 세액공제, 부양가족 인적공제 등을 누구에게 몰아줘야 하느냐를 두고서다. 이 선택에 따라 부부가 내는 소득세 총액이 수십만원 이상 달라질 수 있다. 소득세를 부부나 세대 단위가 아닌 개인마다 부과해 생기는 현상이다.

조만간 발표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공약집에 부부 단위 소득세 과세표준을 신설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민주당 관계자가 19일 밝혔다. 부부 단위 소득세 과세표준이 만들어지면, 부부가 각자의 소득을 합쳐 소득세 신고를 하는 게 가능해진다. 즉, 부부 중 누구 소득에서 각종 공제 항목을 공제하는 게 소득세에서 유리한지 고민할 필요도 없어진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는 부부 단위 소득세 신고가 가능해지면 국민 편익도 증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책본부는 아직 부부 단위 과세표준을 어떻게 설정할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현재 과세표준은, 예를 들어 ‘8800만원 초과~1억5000만원 이하 과세표준은 세율 35%’ 등으로 설정돼 있다. 부부 단위 과세표준은 부부 소득을 합산해 적용하는 만큼 개인 단위보다 금액을 높이는 방식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정책본부는 부부 소득 합산에 따른 누진 페널티(손해)는 없게 한다는 방침이다. 또 소득세 신고를 부부 단위로 할지, 개인 단위로 할지 납세 대상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향도 잡아둔 상태다.

개인 단위 소득세 과세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오랫동안 제기됐다. 단순히 공제 항목을 누구에게로 넣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문제뿐 아니라 과세 형평성의 문제, 기본 경제 단위가 개인이 아니라 부부 또는 가구라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부 또는 가구 단위 소득세 과세를 하는 국가는 미국, 독일, 프랑스 등이 있다. 예컨대 미국은 개인 단위 과세를 선택한 기혼자, 부부 합산 과세를 선택한 기혼자, 독신자의 과세표준과 세율이 모두 다른 방식이다. 프랑스는 가족 구성원 수에 따라 소득세가 적어지는 방식인데, 특히 자녀 수가 많을수록 세금이 줄어든다.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세제다.

민주당은 프랑스처럼 부부 소득, 자녀 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과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기초를 마련하겠다는 약속도 공약집에 담을 예정이다. 출생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바꾸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와 공제율을 자녀 수에 비례해 높이는 세제 혜택을 강화하겠다는 공약도 공약집에 담긴다.

다만 부부 단위 과세표준 신설은 이 후보 당선 이후 당장 추진될 가능성은 작다고 민주당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과세표준을 바꾸는 건 행정력이 대단히 많이 소비된다”며 “행정력의 문제, 변화에 따른 실효성 등을 검토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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