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지진 괴담에도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인 관광객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한국발 일본행 여행객 수는 전년동기보다 3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괴담이 확산한 6월에도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전년동기보다 18% 증가했다. 대지진설로 인한 불안감과는 달리 실제 일본행 여행 수요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이날 김남조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름 휴가철에 접어든데다 엑스포 등 관련 행사가 지속되고 있고, 엔저로 가성비가 좋기 때문에 일본을 대체할 만한 여행지를 찾기 어려운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당일 생활권으로 관광할 수 있다는 매력이 가장 높다. 동남아에 비해 거리도 가깝고 깨끗한 쇼핑환경이 한국인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7월 초 인천~도쿄 왕복 항공권은 20만원대까지 떨어지는가 하면, 일부 노선은 10만원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현지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도쿄, 오사카 등 일본 주요 관광지와 공항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평소와 다름없이 북적였다.
이번 7월 대지진 예언은 일본 만화가 타츠키 료의 만화 ‘내가 본 미래’에서 비롯됐다. 그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예측해 주목받았다.
일본 정부와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근거 없는 괴담”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불안 심리는 지속되고 있다. 실제 이달 중순까지 대지진은 없었지만 소규모 지진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 등급인 진도 1 이상의 지진은 이달 12일 30회, 13일 70회 일어났다. 14일 역시 오전 8시 32분쯤 규모 4.2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오전 9시까지 지진이 약 20회 이어졌다.
이 영향으로 일부 항공사는 일본행 노선 공급을 줄이기도 했지만 엔화 약세와 항공사 특가, 여름 축제와 쇼핑 이벤트가 맞물리며 수요는 빠르게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일본 여행을 계획할 경우 기상 이변과 자연재해 가능성에 유의하고 현지 기상청과 대사관의 안내를 수시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장마와 무더위, 높은 습도 등 계절적 변수에 대비한 준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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