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리포트] 돌아온 방탄소년단, 그들이 보여줄 새로운 스토리텔링

2025-06-25

[비즈한국]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군복무를 마치고 전원 사회에 복귀했다. 그들이 다시 보여줄 노래와 퍼포먼스, 그리고 활동에 기대감이 크다. 하반기에 BTS가 활동을 재개하지 않으면 2026년 그래미어워즈에 3년 연속 K팝 후보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그들의 위상을 짐작케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보여줄 방탄소년단 2.0은 무엇일까. 새로운 길과 스토리텔링 관점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분명 방탄소년단은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아니 길을 만들고 있다. 그 길은 팬덤과 함께 만드는 길이다. 방탄소년단의 남다른 점은 길을 함께 만드는 과정에서 스토리텔링을 완성해 가고 있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면 영화나 드라마, 뮤직비디오를 생각할 수 있지만, 방탄소년단과 아미는 현실에서 그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스토리텔링에는 갈등이 매우 중요하다. 갈등은 주인공에게 닥치는 고난과 역경을 의미한다. 주인공이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이 담긴 이야기에 사람들은 공감을 넘어 감동을 받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 스토리텔링은 콘셉트와 세계관이 전제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세계관이 중요한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나가는 생각과 마음가짐, 그것이 세계관일 것이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에게 군 입대는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었다.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군 입대는 인생의 공백이라는 인식이 여전하다. 젊은 연예인들에게는 ‘군백기’로 표현됐다. 특히 아이돌 멤버에게는 치명적으로 인식되었다. 아이돌은 대개 청소년기에 데뷔해 20대에 활발히 활동하는데, 그 와중에 자리를 비우고 활동을 중단하는 것은 은퇴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더구나 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하는 이런 시대에는 청년세대가 공통적으로 불안과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더우기 정치권에서 방탄소년단을 두고 병역특례 관련 언급이 오가면서 멤버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들이 이미 군 입대를 공식 선언했음에도 말이다. 소속사는 정치권의 논의나 제안에 경도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병역 특례 기준을 새롭게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새로운 기준을 적용받을 경우 그 이후 논란과 잡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무엇보다 음악을 향유하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아이돌은 갈수록 ‘장수돌’이 되고 있다. 대부분 5년, 길어도 7년 차를 넘기기 힘들었던 아이돌 그룹이 10년 이상을 버티는 사례가 나왔다. 방탄소년단은 물론이고 블랙핑크, 트와이스, 세븐틴…. 더구나 팬덤이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까지 널리 확산되어 이들을 든든하게 뒷받침한다.

몇 개 매체가 뮤지션에 관한 콘텐츠를 독점하던 시대가 아니었다. 스마트 모바일 환경은 이제 아이돌에게 또 하나의 활동 공간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를 간파하고 스마트 모바일을 팬들에게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매개체로 삼았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순차적으로 입대했는데, 입대 전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제작한 뒤 이를 군 복무 중 적당한 시기에 노출했다. 남은 멤버들은 솔로 활동을 하면서 방탄소년단 브랜드를 다시 떠올리게 했다. 완전체 활동에서 개인 콘텐츠를 풍부하게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개인 브랜드 가치도 끌어올렸다. 그야말로 아티스트의 입지 구축이었다.

그러는 사이 먼저 제대한 멤버들이 개별 활동을 이어가면서 나머지 멤버들이 제대할 때까지 방탄소년단 전체 이름을 계속 환기시켰다. 현명한 방식으로 고난과 역경을 극복한 것인데, 이는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다. 멤버들의 수가 많기 때문에 갈등과 분란이 있을 수 있지만 방탄소년단은 서로에 대한 애정과 팀워크로 극복했다. ‘보라해’ 정신으로 특정 멤버 방출 주장까지 일축했다.

사람의 생애 주기에 맞춰 스토리텔링을 해가는 방탄소년단은 군 복무라는 매우 어려운 과정을 잘 이겨냈기 때문에 더욱 깊어지고 풍부해진 삶의 지혜와 철학을 노래와 퍼포먼스에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전 세계적으로 군 복무 경험은 흔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의미와 가치가 있다. 그것이 자랑스러운 브랜드 가치는 물론 훈장이 될 것이다.

개인과 전체, 그리고 사회와 국가, 나아가 전 세계까지 아우를 수 있는 방탄소년단의 세계 최대의 스토리텔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진화할 것이다.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스토리가 중심이 될 것이다. 개인화를 넘어 이기주의로 치닫는 각자 도생의 시대에 미래 대안을 제시하는 K컬처의 선두에 선 방탄소년단의 활약을 기대한다.

필자 김헌식은 20대부터 문화 속에 세상을 좀 더 낫게 만드는 길이 있다는 기대감으로 특히 대중 문화 현상의 숲을 거닐거나 헤쳐왔다.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가 활약하는 21세기에도 여전히 같은 믿음으로 한길을 가고 있다.​​​​​​​​​​​​​​​​​​​​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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