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TV] '섬진강 무대가 되다'...2025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SIEAF) 27일까지

2025-10-26

곡성 섬진강 일대서 '섬진강별곡' 주제로 개최

전남 곡성 섬진강 일대가 올가을 자연과 예술이 만나는 무대로 변모하고 있다.

곡성군은 27일까지 ‘섬진강별곡’을 주제로 2025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SIEAF)를 개최하고 있으며, 농촌문화와 실험예술의 결합을 통해 지역과 세계, 인간과 자연이 이어지는 예술적 감각을 제시하고 있다.

축제 이틀째인 24일에는 곡성군 오산면 관음사 숲길에서 명상적 퍼포먼스 프로그램 ‘숲에서 만나는 관음미소’가 진행됐다. 관객들은 별도의 무대장치가 아닌 숲을 그대로 무대로 삼아, 바람과 햇빛, 낙엽, 흙냄새 속에서 예술을 감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무대에는 지리산에서 활동하는 통기타 가수 고명숙이 출연해 숲의 정취를 담은 선율을 전했다. 특히 그녀가 부른 ‘찔레꽃’이 울려 퍼지자, 무용수 송민숙이 춤을 펼쳐 장면은 한층 생동했다. 노래와 춤, 자연의 소리가 서로 닿으며 공연의 분위기는 고조되었다. 고명숙의 담담하고 따뜻한 보컬은 관객들의 감각을 열어주었고, 숲은 그대로 하나의 예술 무대가 되었다.

이어 대금연주자 김웅은 대금 특유의 긴 호흡과 깊은 울림으로 공간을 확장시켰다. 대금 소리가 숲의 바람, 새소리와 겹겹이 공명하며 “자연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듯했다”는 관객들의 반응을 이끌었다.

이날 무대에서 주목받은 무용 퍼포먼스는 일본에서 탄생한 현대 실험무용 부토와 한국무용가 송민숙의 ‘죽비춤’이었다.

부토는 전후 일본에서 히지카타 다쓰미와 오노 가즈오에 의해 창시된 전위적 예술 운동으로, 전쟁의 상처와 인간 내면의 그림자를 탐구하며 극도로 느리거나 뒤틀린 몸짓과 하얀 분장으로 존재와 감각을 표현한다. 이번 숲 공연에서는 부토의 느린 움직임이 숲의 고요와 맞닿아 깊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한편, 송민숙의 ‘죽비춤’은 그녀가 큰 교통사고 이후 삶과 죽음을 성찰하며 탄생시킨 자전적 창작 무용이다. 공연에서는 불교 용구 죽비를 사용해 ‘딱’ 하는 소리와 함께 한국적 선과 호흡, 현대적 감성을 담은 동작을 선보였다. 죽비 소리와 무용수의 몸짓이 숲 속 울림과 결합되며 생명력에 대한 찬미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관객들은 몸과 소리, 자연과의 공명을 통해 예술이 곧 치유가 되는 순간을 경험했다.

한 관객은 공연 후 “예술과 자연, 음악과 춤이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을 느꼈다. 그 순간 내 마음과 몸이 숲과 함께 호흡하는 것 같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는 뉴질랜드, 노르웨이, 일본, 프랑스 등 7개국 예술가들이 참여하며 국제적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 축제는 공연뿐 아니라 워크숍, 아카이브 전시, 생태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되어 곡성의 자연과 일상 공간 전역이 예술의 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김영주기자

0joo-K@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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