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성(26·LA 다저스)을 향한 현미경 분석이 시작됐다. 상대 투수가 김혜성이 약점을 보인 구종으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상대 수비도 맞춤형 시프트를 가동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김혜성의 출전 시간을 늘리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주전으로 더 많은 경기에 나서게 될 김혜성에게 분석을 넘어설 약점 보완이 숙제로 떠올랐다.
김혜성은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2경기 만에 선발 출전한 김혜성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해 시즌 타율이 0.369로 내려갔다.
김혜성은 2회 첫 타석에서 화이트삭스 우완 선발 셰인 스미스의 3구를 타격했다. 그러나 잘 맞은 라이너 타구가 우익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아웃됐다. 4회에는 헛스윙 삼진, 6회에는 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상대 투수와 수비진이 김혜성 타석에서 보인 반응을 주목할 만하다. 셰인 스미스는 김혜성을 맞은 첫 타석에서 95.4마일(약 153.5㎞)의 패스트볼을 가운데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던졌다가 95.2마일(약 153.2㎞)의 빠른 정타를 맞았다. 우익수 정면으로 향해 아웃됐지만 타구의 질이 좋았다.
그러자 스미스는 김혜성의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 3개를 모두 커브로 던졌다. 초구 커브가 바깥쪽 존 살짝 바깥에 빠진 것처럼 보였으나 주심이 스트라이크로 선언했다. 이어 2구째도 가운데 낮게 떨어지는 커브로 김혜성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김혜성의 커브볼 대처가 떨어진다고 본 스미스는 3구에도 더 낮게 떨어진 커브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6회말 바뀐 투수 좌완 타일러 알렉산더도 패스트볼을 던지지 않았다. 스위퍼로만 승부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김혜성이 2구에 헛스윙을 하자 이후에도 집요하게 스위퍼를 던졌다. 김혜성은 이후 2개 연속 낮은 볼을 골라냈으나 5구째 바깥쪽 낮은 스위퍼에 방망이가 나와 힘없는 포수 땅볼에 그쳤다.
김혜성이 이날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한 모습을 보이자 상대 배터리는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또 시카고화이트삭스 수비진은 김혜성 타석때 적극적인 시프트를 펼쳤다. 3루수가 베이스를 완전히 비우고 유격수쪽 잔디 앞에 섰고, 유격수는 2루 근처에 자리했다. 그동안 김혜성의 타구 방향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수비 포메이션을 가동한 것이다.
올 시즌 제한된 기회에도 기대 이상 맹활약을 펼치는 김혜성에 대해 상대팀도 본격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김혜성의 ‘절친’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가 시즌 초반 맹활약하다 5월 이후 상대팀의 집중 분석에 고전하고 있다. 이정후가 바깥쪽 공에 약점을 보이자 집요하게 공략하고 수비에서도 1·2루간을 좁히는 적극적인 시프트로 안타 확률을 줄이고 있다. 친구가 상대 분석에 말려 타격 슬럼프에 빠진 걸 잘 아는 김혜성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