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전자, 계절가전 한계 탈피…여행·주방으로 '탈(脫)시즌' 전략 확대

2025-12-18

[서울=뉴스핌] 이동훈부장 정태이 인턴기자 = 냉·난방 가전의 강자로 꼽히는 신일전자가 계절가전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여행·주방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기후 변화와 원가 부담, 가격 경쟁 심화 등으로 계절가전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실적 변동성이 커진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신일전자는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며, 계절에 국한되지 않는 제품군 확장을 통해 안정적 매출 기반 마련과 성장 동력 확보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 여행·생활제품군 잇단 출시…가전 밖 확장 본격화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일전자는 올해 신규 사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내년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월에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가전이 아닌 여행용 캐리어 시장에 진출했으며, 하반기에는 칫솔 살균기 등 신제품을 선보이며 계절가전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점진적인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략을 통해 신일전자는 계절과 상관없는 제품군 확보를 기반으로 안정적 매출 구조 구축과 신규 시장 개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행보는 계절가전 사업의 구조적 한계와 맞닿아 있다. 선풍기와 히터 등 계절성 제품은 날씨 변화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크고, 원자재 수급 과정에서는 환율과 유가 변동에도 민감하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제품의 국내 유입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안정적 성장 전략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신일전자는 계절가전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제품 기획 역량을 바탕으로 가전 외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택했다. 정윤석 신일전자 대표는 올해 신년회에서 새로운 슬로건을 발표하며 "한계를 넘어 더 큰 가능성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히며,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내비쳤다.

◆ 단발성 아닌 중장기 사업…라인업 확장 염두

다만 신일전자의 신규 사업 비중은 아직 초기 단계다. 회사에 따르면 여행용 캐리어 사업은 전체 매출의 약 1% 수준으로, 이제 막 시장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에 있다. 첫 제품인 '세이예스 노마드 캐리어'는 출시 이후 약 5000개가 판매되며 시장 반응을 확인했고, 이를 바탕으로 최근 후속 모델인 '세이예스 페르모 캐리어'를 선보였다.

신일전자는 캐리어 사업을 단발성 시도로 보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약 1년 주기를 기준으로 제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으며, 차세대 모델 개발도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다. 다만 구체적인 성과 목표나 내부 평가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다.

신일전자 관계자는 "캐리어는 계절가전을 보완하기 위한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종합가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 전략의 일환"이라며 "가전 외 매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성장 정체 리스크를 줄이고,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업 다각화 시도와 함께, 기존 주력인 냉·난방 가전 실적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신일전자는 올해 냉·난방 가전 판매 호조에 힘입어 3분기 누적 매출 1463억원, 영업이익 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47% 증가한 수치다.

신일전자는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6억300만원으로, 2023년 대비 3.4%, 2022년 대비 약 72%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연구개발 투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계절가전 경쟁력 강화와 신규 제품군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신일전자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계절가전 기업이 구조적 한계를 인식하고 사업 지형 전환을 시도하는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taeyi42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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