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 마지막 날 의대 학장단·교육부 긴급 간담회
의대 학장 "또 정책 바뀔까 우려"
교육부 "4월 30일 유급 마감" 고수
의대 "개강일 달라 혼선 불가피"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미복귀 의대생들의 최종 유급 기한일이 다가왔지만 복귀율이 저조한 가운데 전국 40개 의대 학장들이 교육부의 유급 기준을 두고 뚜렷한 입장차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급 마감 시점으로 결정된 '4월 30일'에 대해 의대 학장들은 저조한 복귀율과 학교마다 학사 일정이 다른 점 등을 거론하며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비판했다.
◆ 의대-교육부 간담회에서 공방…"유급 기준, 학교별 현실 반영 안 돼"

1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유급 데드라인(4월 30일)을 앞두고도 의대생들의 복귀율이 저조한 가운데 전국 의대 학장들과 교육부가 전날 열린 긴급 간담회에서 다양한 이견이 나왔다. 전날 간담회에는 의대 학장과 부학장 등 약 38명이 참석했다.
간담회 중 의대 학장들과 교육부 관계자 등이 언성을 높였고, 여러 관계자가 굳은 표정으로 간담회장을 드나들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A의대 학장은 "학교마다 개강 시점이 다른데도 교육부가 유급 마감을 4월 30일로 일률적으로 정했다"며 "일부 학교는 실질적으로 유급 시점이 5월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괄 적용하면서 현장 혼란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지난 3월 말, 단체 행동에 참여한 의대생들의 복귀 여부에 따라 유급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히며 유예 시한을 4월 30일로 못박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복귀율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고, 이 과정에서 각 대학은 유급 여부 통보와 학사 일정 조정 등 행정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B의대 학장도 4월 30일로 유급일이 일괄 지정된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의대 수업 정상화를 6월로 보는 곳도 많다"며 "사실은 이미 (유급이) 확정된 곳도 많이 있지만 교육부에 거기에 해당되지 않는 학교도 많다고 계속 얘기하면서 양해를 구해 왔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교육부는 기존의 유급 마감 일자를 변경할 뜻이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측은 유급을 확정하는 건 학생들에게 '돌아오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미뤄서는 정상적인 의대 교육이 진행될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부 학생이 말하고 있는 6월 복귀설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유급이라는 행정 절차가 확정되면 단순히 학사 유연화를 가지고 돌아올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 의대 "정책 또 바뀔라"...보건복지부 사과와 협력 문제도 거론

의대 정책이 바뀔까 우려하는 학장들도 다수였다. 전날 간담회에서 C의대 학장은 "(교육부가) 또 뭘 얘기할지 모르겠다"며 "공문도 계속 왔고, 다 정해졌다고 (교육부에선) 얘기를 하고 있는데 오늘 또 보자고 하니 정책 방침이 또 바뀔까 봐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정책이 일관되지 않으면 학생과 학교 모두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취지다. .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과와 함께 교육부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D의대 학장은 "지금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갑작스러운 의대 정원 증원안에서 기인한 감정의 치유다"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학생들에게 유감 표현 정도만 했어도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어 "의대 정책이 복지부와 교육부를 왔다 갔다 한다. 이제는 두 부처가 협업을 해야 할 때인데, 복지부가 별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한편 의대 학장들의 이견에 대해 교육부 측은 "일부 학장들은 교육부의 정책이 또 바뀔까 봐 우려하고 있었지만 간담회를 통해 (이견들을) 정리했다"며 "교육부에서는 학교가 유연화를 하려는 거 아니냐, 학교는 교육부에서 유연화를 하려는 거 아니냐는 등 오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4월 30일이 마감인데 그 이후에 행정적인 절차를 어떻게 할 건지, 학생들에게 확정 통보를 어떻게 할 건지 등 학교마다 차이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