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인 경쟁의 무대였던 패션·뷰티 플랫폼의 라이브 방송(라방)이 달라지고 있다. 여러 브랜드를 한데 묶어 소개하는 ‘브랜드 연합’ 라이브가 신규 고객 확보 전략으로 자리잡으면서 온라인에서도 편집숍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운영하는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가 지난달 ‘가방 연합전’과 ‘주얼리 연합전’ 라이브를 진행한 결과, 총 18개 참여 브랜드의 첫 구매 고객 비중이 전체 구매 고객의 80%를 넘겼다. 라이브를 통해 제품을 구매한 고객 10명 중 8명은 해당 브랜드 제품을 처음 구매한 것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눈에 띄는 성과다.

브랜드 연합 라이브는 동일 카테고리나 콘셉트를 공유하는 여러 브랜드가 한 방송에서 각 사 제품을 동시에 소개하는 방식이다. 오프라인 편집숍처럼 다양한 브랜드를 모아 보여주는 큐레이션을 온라인으로 옮겨온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한된 시간에 여러 브랜드와 상품을 비교·경험할 수 있어 ‘시성비(시간 대비 효율)’가 높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특정 브랜드를 보러 들어온 고객이 다른 브랜드의 제품까지 접하고 구매할 수 있어 신규 고객 유입과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
지그재그는 지난달 ‘비치웨어 연합전’에서 참여 브랜드 31개의 첫 구매 고객 수가 전주 대비 48% 뛰었다. 이달 1일 삐아·네이밍·디어에이가 참여한 ‘뷰티 브랜드 연합전’에서도 첫 구매 고객이 약 2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짝 할인에 의존하는 라이브 방송은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기 쉽다”며 “브랜드 연합 라이브는 마치 편집숍에 온 듯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접하는 재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색이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도 5월 첫 연합 라이브를 선보인 결과 긍정적 성과를 거뒀다. 여성 패션 브랜드 꼼파뇨·이스케이프프롬·무센트가 함께한 ‘캐주얼 연합전’에서 세 브랜드 모두 첫 구매 고객 수와 거래액이 증가했다. 방송 당일 꼼파뇨는 방송 4주 전 대비 첫 구매 고객 수가 6.3배, 첫 구매 고객 거래액이 4.4배 급증했다. 이스케이프프롬은 각각 166%·127%, 무센트는 67%·47%로 마찬가지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해당 브랜드들은 평소에도 플랫폼 내에서 인기가 높지만 연합 라이브를 진행한 결과 첫 구매 고객이 크게 늘었다"며 "거래 규모 자체가 증가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