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어려울 때 언니가 항상 옆에 있어줬어요.”(리디아 고)
“이번주는 리디아가 저를 위해 뛰어주는 거예요. 정말 고맙고 사랑해.”(대니얼 강)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교포선수 리디아 고(28·뉴질랜드)와 대니얼 강(32·미국)이 26일부터 미국 미시건주 미들랜드CC(파70·6287야드)에서 열리는 2인1조 팀경기 다우 챔피언십(총상금 330만 달러)에 2년 연속 출전했다. 오랜 시간 진한 우정을 나눠 친자매와 같이 끈끈한 사이인 둘은 2021년 처음 짝을 이뤄 공동 22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공동 24위에 오른데 이어 3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둘은 지난해 둘째날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고 극적으로 컷을 통과한 뒤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대니얼 강은 대회전 공식기자회견에서 “컷통과가 기쁘기 때문이 아니었고, 둘이 함께 있는 시간이 짧게 끝나지 않아서 흘린 눈물이었다”며 “작년에 대회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도 리디아가 ‘언니 내년에도 다우 챔피언십은 함께 하자’고 했다”며 고마워 했다.
LPGA 투어에서 6승(메이저 1승)을 거둔 대니얼 강은 2022년 척추종양 치료를 받은 이후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치료를 마치고 돌아온 2022년 월마트 NW아칸소 챔피언십(9월)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 하고 “이 자리에 있는 것 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며 눈물을 흘렸던 대니얼 강은 2023시즌 3차례 톱10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한 번도 톱10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는 11개 대회에 나가 4차례 컷을 통과했고 숍라이트 LPGA 클래식에서 거둔 공동 54위가 최고성적이다. 최고 세계 2위까지 갔던 세계랭킹은 올초 267위에서 시작해 현재 476위로 내려가 있다.
대니얼 강은 “리디아는 정말 어릴 때부터 봐 와서 진짜 내 여동생 같다”면서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이만큼 올 수 있던 것은 리디아 덕분이다. 무대 뒤에서 있던 많은 일을 다 이야기할 수 없지만 리디아는 지난 몇 년 동안 내게 버팀목이 돼 주었다”고 말했다. 4살 아래인 리디아를 자신의 닻이자 밝은 빛이라고 했다.
리디아 고는 인터뷰 내내 대니얼 강의 호칭을 한국어 발음인 ‘언니’라고 부르며 무한한 애정을 전했다. 통산 23승을 거두고 올림픽 금메달, 명예의 전당 입성 등 모든 것을 이뤘지만 2018년 이후 3년 동안 우승하지 못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리디아 고는 “내가 힘들 때 언니가 곁에 있어줬다”며 “우리가 부진할 때는 ‘다 끝났나보다’라고 생각하지만, 한 번 가졌던 능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시 끌어내는 것 뿐”이라고 대니얼 강의 재기를 확신했다. 리디아 고는 얼마전 US여자오픈 지역예선에서 대니얼 강의 캐디를 맡아 36홀 동안 함께 하는 등 진심어린 응원을 보냈다.
이 대회에는 세계 2위 지노 티띠꾼(태국)와 세계 4위 인뤄닝(중국)이 만난 디펜딩 챔피언을 비롯해 2021년 우승팀 모리야-에리야 쭈타누깐(태국) 자매, 올해 주목할 신인들인 이와이 아키에-치사토(일본) 쌍둥이 자매, 일본 강자들인 다케다 리오-야마시타 미유, 그리고 유해란-로즈 장(미국) 등 우승후보로 꼽히는 화제의 팀이 많다. 하지만 리디아 고와 대니얼 강의 만남은 성적 이상을 바라보는 깊은 우정으로 팬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