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회복한 '미전실'···삼성 '컨트롤타워 재건' 급물살?

2025-08-13

삼성그룹의 옛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미전실)이 모처럼 명예를 회복했다.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가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면서다. 이를 계기로 삼성이 사법 이슈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만큼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지난 11일 최지성 전 부회장과 장충기 전 사장, 박상진 전 사장, 황성수 전 전무 등 삼성전자 전직 경영진을 포함한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오는 15일자로 복권된다.

최 전 부회장과 장 전 사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졌고 2021년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이어 2022년 3월 가석방됐지만, 복권은 이뤄지지 않았다. 또 이들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과 관련해서도 재판을 받았는데, 지난달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무죄를 확정한 상태다.

이에 재계에서는 삼성의 컨트롤타워 구축 작업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하고 있다. 일련의 리스크를 모두 해소했고, 불명예를 안고 사라진 미전실 역시 면죄부를 받았으니 그 계획에 대한 명분을 확보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 미전실은 중장기 성장 전략과 계열사의 사업·감사·기획·법무 등 사안을 조율하는 조직이다. 이병철 선대회장이 1959년 만든 삼성물산 비서실에서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으로 변모하며 그룹의 경영을 책임졌다.

그러나 미전실은 2017년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당시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린 삼성이 미전실 해체 등 쇄신안을 수립해 실행에 옮기면서다. 이후 삼성은 ▲사업지원TF(삼성전자) ▲금융 경쟁력 제고TF(삼성생명)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 강화TF(삼성물산) 등 3개 태스크포스 중심의 자율 경영 시스템을 유지해왔다.

다만 장기적 성장 기반을 확보하려면 삼성이 컨트롤타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반도체·AI(인공지능)·바이오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은 가운데 중심을 잡을 조직이 있어야 M&A(인수합병)와 같은 대규모 투자나 신사업 발굴에 힘이 실릴 것이란 인식이 짙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도 지난달 정례회의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컨트롤타워 재건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는 "기능이나 운영 방식 등에 대해 위원회에서도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할 정도로 복잡한 문제"라면서도 "삼성이라는 기업이 국민 경제에 차지하는 위치 등을 고려했을 때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연말 인사, 조직개편 시즌과 맞물려 비슷한 움직임이 포착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마침 이재용 회장이 자신의 모든 사법리스크를 해소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관련 인사가 모두 복권되면서 삼성으로서는 명분을 챙긴 셈이 됐다"면서 "과거 미전실과 완전히 같은 형태일 수는 없겠지만, 그룹을 아우를 조직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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