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진왜란 이후 한·일 평화 교류의 상징이었던 조선통신사 행렬이 올해 5차례 부산에서 재현된다.
15일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통신사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올해 5차례 조선통신사 행렬 (약식) 재현 행사를 한다. 오는 5월 31일(우천시 변경)을 시작으로 6월 28일·9월 27일·10월 25일·11월 22일까지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부산 중구 광복로 차 없는 거리에서 행사가 열린다.
앞서 부산문화재단은 올해 국가유산청의 ‘2025 세계기록유산 활용 프로그램’ 공모에 당선돼 국비를 확보하면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선통신사를 보다 널리 알리는 차원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부산에서는 매년 봄 조선통신사 축제를 열고 행렬을 재현하고 있지만 1회에 그쳐 보다 많은 이에게 알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달 북항 일대에서 열린 조선통신사 축제 외에도 5차례에 걸쳐 행렬을 구경할 수 있게 돼 보다 자연스럽게 조선통신사를 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부산시 등의 설명이다.
특히 올해는 재현된 조선통신사선이 261년 만에 일본 오사카(大阪)에 도착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 등에 따르면 조선통신사선을 재현한 선박이 지난달 28일 부산항을 출항해 시모노세키(下關)를 거쳐 지난 11일 오사카에 도착했다. 재현선은 첫해인 2023년엔 쓰시마까지, 지난해에는 시모노세키까지 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세토 내해(瀬戸内海)를 통과해 오사카까지 간 것이다.


오사카는 과거 조선통신사선이 닿을 수 있는 마지막 항구 도시로 11차 사행(使行·사신 행차)까진 이곳을 통했다. 현재 오사카에서는 ‘2025 오사카·간사이 세계박람회(엑스포)’가 열리고 있는데 한·일 수교 60주년이라는 의미까지 보태져 이번 행사가 기획됐다. 연구소 측은 “261년 만에 (조선통신사선의)오사카 항로를 완전하게 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통신사는 일본 에도(江戶) 막부의 요청을 받아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조선에서 일본으로 12차례 파견된 외교사절단을 말한다. 사신단은 한양에서 부산까지 육로로 이동했다. 이후 부산에서 오사카까지 선박으로, 이어 막부가 있던 에도(지금의 도쿄)까진 육로를 이용했다. 12차 마지막 사행은 쓰시마(대마도)에서 끝났다. 이들의 활동은 양국의 문화 교류와 함께 평화 관계 유지에 공헌했다. 2017년엔 ‘조선통신사에 관한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한·일 공동 등재된 바 있다.
조선통신사선은 오는 25일 한국으로 뱃머리를 돌려 27일 부산을 거쳐 이달 30일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있는 목포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