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중앙지검장 “오만·형평성 지적 돌아봐야”…내부 성찰 촉구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취임식에서 정치적 신념이나 관행을 벗어난 객관적 수사를 강조하며 검찰 내부를 향해 자성의 메시지를 던졌다. 최근 대장동 민간업자 1심 판결 항소포기 결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 지검장은 이날 관련 질문과 입장 표명은 피했다.

이날 정진우 전 지검장의 후임으로 부임한 박 지검장은 취임사에서 “나 자신의 정치적 신념이나 스스로의 관행으로부터도 벗어나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건을 보자”며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건을 보고, 그런 내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반추해보는 노력을 할 때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해 쏟아부었던 우리의 땀과 노력을 국민들께서 한분 한분씩 다시 인정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검찰이 처한 상황과 관련해 “검찰은 그 맡은 바의 역할 때문에 국민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요근래만큼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지검장은 이어 내부 성찰을 거듭 요청했다. 박 지검장은 “최소한 국민들로부터 수사권 행사의 형평성이 지적되었던 장면들, 무의식적으로나마 오만하게 보일 수도 있었던 언행들을 생각해보며 성찰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넘어갔던 부족함이나 과함이 없었는지 곱씹어보는 자세를 가지자”면서도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 지검장은 또 “국민의 삶과 직결된 범죄 대응에 서울중앙지검의 역량을 집중하여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검찰로 자리매김하자”며 “경찰 수사에 대한 효율적인 사법통제와 보완수사야말로 국민들로부터 검찰의 존재의의를 새롭게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분야”라고 밝혔다.

검찰 제도 개편 논의와 관련해서는 “형사사법제도는 변할 수 있지만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권익을 구제하는 검찰 본연의 책무는 변할 수 없다”며 “78년간 국민과 함께 해오면서 쌓아온 역량과 가치가 소실되지 않고 계속 이어져 발전해 나갈 수 있게 구성원들과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