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당 홈런수 0.39개
‘이승엽新’ 타이도 가능
11년 만에 50홈런 타자,
13년 만에 삼성 홈런왕 기대

3월 8경기에서 타율 0.226을 기록했던 타자가 리그 홈런 1위가 됐다. 삼성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29)의 이야기다.
디아즈는 27일 현재 54경기에서 타율 0.308 21홈런 60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 부문에서는 압도적인 1위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20홈런을 넘겼고 2위 오스틴 딘(LG)과 격차도 5개나 된다.
경기 당 홈런 수는 0.39개다. 삼성은 90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디아즈가 현재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산술적으로 올시즌 56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서 한 시즌 50홈런 고지를 밟은 타자는 2명뿐이다.
1999년 삼성에서 뛴 이승엽 두산 감독이 54홈런으로 KBO리그 최초 단일 시즌 50홈런을 달성했다. 이 감독은 4년 뒤 56개를 쳐 다시 한 번 50홈런을 넘기며 아직도 깨지지 않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현재 삼성에서 뛰는 박병호가 그 뒤를 이었다. 2014년 넥센에서 52홈런을 치면서 11년 만에 리그 50홈런 타자 계보를 이었다. 박병호는 바로 다음해 53홈런을 쳐 리그 최초 2년 연속 50홈런 타자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이후 50홈런 타자는 나오지 않았다. 2020년 멜 로하스 주니어(KT)가 47홈런, 지난해 홈런왕 맷 데이비슨(NC)이 46홈런으로 50홈런에 근접은 했지만 닿지는 못했다.
이제 디아즈에게 기대해볼 법하다.
디아즈는 지난 시즌 중 대체 외인 타자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29경기에서 타율 0.282 7홈런을 치며 삼성의 포스트시즌행에 기여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4경기 타율 0.357 3홈런 6타점,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 타율 0.350 2홈런 4타점으로 활약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해는 시즌 초반까지만해도 퇴출설이 나올 정도로 부진했다. 개막 후 11경기에서 타율 0.190 2홈런에 그쳤다. 선발 제외될 때도 있었다.
부진의 늪에 빠져있을 때 박진만 삼성 감독과 면담이 디아즈의 타격감을 다시 깨웠다. 박진만 감독은 디아즈에게 “홈런 욕심을 내려놓으라”고 했다. 박 감독은 외국인 타자들이 안고 있는 장타에 대한 부담감을 헤아렸고 디아즈는 이후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타석에 나설 수 있었다.
디아즈의 활약은 삼성으로서도 호재다. 삼성의 강점은 타격이지만 홈런왕 계보가 끊긴 지도 오래 됐다. 가장 최근 삼성에서 홈런왕이 나온 것은 최형우가 30홈런으로 1위에 올랐던 2011년이다. 이후 13년 동안 다시 이 타이틀을 가져오지 못했다.
타자 친화적 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쓰는 것도 디아즈에게 긍정적이다. 디아즈가 친 21홈런 중 16개가 홈에서 나왔다. 삼성 입단 전까지는 대구라는 도시를 몰랐다던 그는 “지금은 대구가 내게 최고의 도시이고 라이온즈파크가 최고의 구장”이라며 엄지를 든다.
디아즈의 홈런포와 더불어 삼성도 다시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 지난 23일까지는 8위로 처져있던 삼성은 27일 현재 5위로 4위 KT와는 1경기 차, 3위 롯데와는 3.5경기 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