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스마트폰을 잇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스마트 안경이 급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착용하는 인공지능(AI) 기기를 앞세워 시장 주도권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차세대 스마트안경 '하이퍼노바'를 이달 연례 행사인 메타 커넥트에서 공개한다. 하이퍼노바는 내장형 디스플레이를 내장해 손 제스처나 터치 컨트롤, AI 챗봇, 카메라 등 다양한 혁신 기능을 탑재한 프리미엄 웨어러블 기기다.
아마존은 내부 코드명 '제이호크'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소비자용 AR 안경을 개발 중이다. 한쪽 눈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마이크나 스피커, 카메라를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물류 부문을 겨냥한 배송기사 특화 모델인 '아멜리아'도 함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화면에 배송지와 분류 정보를 제공해 운송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다. 알리바바 역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쿼크 AI 글라스'를 내년께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확장현실(XR) 헤드셋 제품인 '프로젝트 무한'을 공개한데 이어, 디스플레이가 없는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구글과 협업해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디자인은 안경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맡는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XR 헤드셋-스마트 안경'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프로젝트 무한은 열심히 개발하고 있고,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라서 멀지 않은 시점에 출시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먼저 소개하고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 글래스 출시 시점에 대해서는 "스마트글래스는 많은 자원을 들여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고 완성도가 높아지는 시점에 출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련 기술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의 주요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3년미국의 마이크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전문 기업 이매진을 인수했다. 이매진은 국방·항공 분야에 주로 공급해온 고해상도 마이크로 OLED 분야 전문 기업으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기에 필수적인 실리콘 기반 초소형 디스플레이(OLEDoS)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매진을 통해 마이크로 OLED 생산 역량을 흡수하는 한편 XR 기기 경쟁력을 강화하고, 향후 스마트 안경에도 응용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새로운 폼펙터를 앞다퉈 내놓는 이유는 시장 성장세에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웨어러블 시장은 2024년 약 670억 달러(93조 원)에서 2030년 1800억 달러(한화 약 25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 안경 분야는 연평균 25% 이상 성장해 전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8년 글로벌 스마트 안경 출하량이 연간 80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했다. 초기 시장은 메타와 삼성, 아마존이 이끌고 애플, 샤오미 등 후발 주자의 전략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흘러갈 것으로 점쳤다. 현재 스마트글라스 출하량의 약 70%는 안경 브랜드 레이벤과 함께한 메타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