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오는 9~10일 삼부토건 전·현직 임원을 잇달아 소환한다.
문홍주 특검보는 7일 정례 브리핑에서 “9일 오전 10시에 정창래 전 삼부토건 대표를, 10일 오전 10시에 이일준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와 이 회장은 지난 4월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이들로 지난 3일 특검팀이 실시한 삼부토건 본사 등 압수수색영장에도 기재된 핵심 피의자다.
특검팀은 또 이날 오전부터 유라시아경제인협회 임원 한모씨를 불러 조사 중이라고도 밝혔다. 유라시아경제인협회는 2023년 5월 22일 삼부토건이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과 함께 참여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주최한 비영리 법인이다. 삼부토건은 포럼에 참석한 원 전 장관과 찍은 사진 등을 통해 현지 업체들과 MOU를 맺었다며 홍보했다. 1000원대에 머물렀던 삼부토건 주가는 이후 7월 5000원대로 급증했다.
한씨가 임원으로 있는 유라시아경제인협회는 이일준 회장과도 관련있는 곳이다. 이 회장이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삼부토건 대주주 디와이디(DYD)는 2022년 6월 23일 삼부토건이 유라시아경제인협회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다만 당시 MOU가 실제로 체결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한씨는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불린 웰바이오텍과 연관성이 높은 인물이다.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의 주가가 1000원대에서 5000원대로 급등한 직후인 2023년 6월 한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같은 해 8월 정정공시를 통해 한씨의 사내이사 선임 계획을 철회했다.

앞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조사한 금융당국은 주가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는 2023년 5월 이전부터 삼부토건 측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과 관련해 호재성 허위 정보를 퍼뜨려 주가를 띄우려 한 것으로 의심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금융당국에서 넘겨받은 자료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한씨에게 삼부토건의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참석 경위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전날 삼부토건 직원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진행했다. 특검팀은 소환조사를 앞둔 이 회장과 정 전 대표에 대해 출국금지 조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측이 얻은 부당이익 추산액 중 일부가 이응근 전 대표 일가로 흘러 들어간 사실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검팀은 조 전 회장 측의 부당이익으로 추산되는 약 290억원 중 3억원가량이 이 전 대표 가족 명의의 은행 계좌로 흘러 들어갔다고 의심 중이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 일가로 흘러간 3억원이 공모의 대가인지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삼부토건의 주가가 급등한 계기인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직접 참석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