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홍수 참사가 인재? 트럼프 “사악한 사람이나 할 말”

2025-07-12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피해 지역 방문

‘재난 대응 예산 삭감 탓’ 주장은 일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홍수 참사가 발생한 텍사스주(州)를 방문해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을 위로했다. 다만 이번 재난이 연방정부의 실정에 따른 인재(人災)라는 일각의 지적은 일축했다.

11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텍사스 커빌을 찾았다. 지난 4일 텍사스 일대를 강타한 폭우로 과달루페 강이 범람하면서 참사가 벌어진 곳이다. 현재 사망자가 120명을 넘어섰고 실종자도 160여명에 이른다. 여름 방학을 맞아 열린 하계 캠프에 참여한 어린이와 청소년의 희생이 컸다.

트럼프는 실의와 슬픔에 잠긴 커빌 주민들에게 연방정부 차원의 재건 지원을 약속했다. 피해 현장을 둘러본 트럼프는 “그런 것은 처음 본다”(I’ve never seen anything like it)라는 말로 이번 참사가 천재지변이란 점을 강조했다. 현재 실종자 수색을 위해 미국 전역에서 모여든 1만2000명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하루 10시간씩 일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데 트럼프는 이들도 격려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멜라니아는 남편과 별도로 희생자 유족 및 실종자 가족과 만났다. 그는 “아름다운 젊은 영혼을 잃은 모든 부모님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우리 부부는 물론 우리나라 전체가 여러분과 함께 슬퍼하고 있다”고 말했다. 멜라니아는 앞으로 다시 커빌을 찾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번 참사를 두고 일각에선 인재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연방재난관리청(FEMA) 조직 축소와 지출 삭감이 재난 당국의 늑장 대응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기상 예보관 상당수가 해고되는 바람에 홍수 발생 초기 주민들에게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주장을 펴는 이가 많다.

이날 참사 현장을 찾은 트럼프에게 한 기자가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경고하기 위한 연방정부의 조치가 충분했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트럼프는 “그런 질문을 하는 이는 사악한 사람들일 뿐”(Only an evil person would ask a question like that)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숙한 대응이 참사를 더 키웠다는 식의 지적에 동의하지 않으며, 이번 사태는 인력으로는 막을 수 없는 천재지변임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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