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자 전국 과학고등학교와 영재학교를 떠난 학생 수가 전년 대비 9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8일 학교알리미 공시에 따르면 2024학년도 전국 20개 과학고와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재외한 7개 영재학교에서 다른 학교로 전학가거나 학업을 멈춘 학생은 총 7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과학고·영재학교를 탈출한 학생은 △2020학년도 79명 △2021학년도 83명 △2022학년도 75명 △2023학년도 66명 △2024학년도 75명 등이다. 2023학년도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중도이탈 학생 수가 2년 만에 다시 늘어난 것이다.
탈출한 학생들은 일반고등학교로 전학을 가거나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통해 대입을 시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도이탈 학생 수가 2년 만에 증가한 데는 지난해 2월 정부가 의대 증원 방침을 발표하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의대 선호 현상이 짙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졸업 후 의대 진학 학생에 대한 불이익을 강화해온 영재학교·과학고를 기피하려는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보인다. 2018학년도 일부 영재학교는 의대로 가는 학생은 지급했던 장학금을 회수하는 한편 추천서를 작성해주지 않는 불이익을 줬다. 2022 학년도에는 전국 영재학교와 과학고는 입학생을 상대로 의대 진학 제재 방안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해야지만 학교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이 의대 진학을 원하면 일반고 전출을 권고하고, 학생은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 밖 연구 및 교육 활동을 쓸 수 없다. 과학고에 재학 중이던 학생 또한 의대에 진학하면 졸업 시 수상이나 장학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과학고와 영재학교에서 중도이탈하는 학생 수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그 결과 2026학년도 영재학교 경쟁률은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쟁률을 공개한 7개 영재학교의 형균 경쟁률은 2023학년도 6.21대 1을 보이며 정점을 찍었다 2026학년도 5.72대 1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