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세실업 "베트남서 쌓은 수직계열화 DNA, 과테말라에도 이식"

2025-11-03

지난달 30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버스로 3시간 가량을 달려 도착한 동나이성의 칼라앤터치(C&T) VINA 공장. 설립 7년 만인 2013년 한세실업(105630)에 인수된 C&T는 현재 원단 염색을 담당하는 VINA 1~3공장 등으로 규모를 늘리며 한세실업의 원단 산업을 총괄하고 있다. 한세실업 베트남법인은 이 같은 자회사를 통해 편직(원사를 원단으로 제작)·염색·봉제 등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협력사가 만든 원단을 C&T VINA 공장이 염색한 뒤 또 다른 봉제공장이 완제품으로 만들어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다.

이날 찾은 베트남 공장은 이 같은 수직계열화를 집약한 곳이다. 한세의 현지 협력사인 부광섬유 공장에 들어서자 한 켠에 가득 쌓여 있는 원사와 원단이 눈에 들어왔다. 부광섬유는 C&T가 들여온 원사를 170대의 편직기를 이용해 원단으로 가공하는 편직 작업을 담당한다. 한세실업은 C&T를 인수하면서 현지에 편직단지를 조성해 부광섬유 등 협력사 3곳을 입점시켰다.

이 원단은 C&T VINA 2공장 실험실에서 염색 레시피 제조와 테스트를 거친 후 공장으로 옮겨져 염색 작업을 거친다. 실험실에서는 30개 색상의 염료를 0.005%, 0.05%, 0.5%, 1% 등 4가지 비율로 물에 희석해 총 120개의 색상을 만들어 바이어가 원하는 색상을 구현한다. 이 과정을 통해 원단을 염색한 뒤, 이를 총 30대의 세탁기와 건조기 등을 이용해 땀에 젖었거나 흰색 천에 마찰 했을 때 이염 여부에서부터 강도가 저하되지 않는지, 빨래 후 보푸라기가 발생하지 않는지, 세탁 및 건조 후 원단이 과하게 줄어들지 않는지 등의 다양한 테스트를 거친다. 온종일 이뤄지는 실험 때문인지 실험실에 들어서자마자 세탁 세제 냄새가 코를 스치기도 했다.

이 같은 테스트에 통과하면 해당 염색 레시피를 이용한 염색이 진행된다. 부광섬유 등에서 편직된 아이보리색의 원단은 2공장에 자리한 108대의 염색기와 3공장에 자리한 34대의 염색기를 통해 빨강·파랑·보라 등등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재탄생됐다. 4대의 프린터기를 통해 꽃무늬 등의 문양을 입은 원단도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3공장에 위치한 염색기였다. 이는 유럽에서 수입한 한 대 당 3억 원의 고가의 염색기인데, 일반 염색기 대비 물과 전기 사용량이 20% 가량 적다는 장점이 있다. 보통의 염색기가 폴리에스테르 혹은 면방섬유 전용 등으로 구분되는 것과 달리, 이 염색기는 원단의 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원단을 염색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닌다. 이면승 C&T VINA 공장장은 “염색기의 경우 PH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브라졸리사 염색기는 센서기가 부착돼 이 같은 작업이 수월하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염색을 마친 원단은 로봇팔을 이용해 트럭과 컨테이너 등에 실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의 봉제공장으로 이동되고 이후 북미와 유럽 등에서 고객을 만난다.

한세실업은 내년 3분기 C&T 과테말라 법인을 열고 이 같은 베트남의 수직계열화를 그대로 이식한다. 베트남의 ‘편직-염색-봉제’ 3단계의 제일 앞단계에 ‘원사’까지 추가해 총 4단계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과테말라에 봉제 공장을 설립했으며, 현재 인근에 원사를 생산하는 '에코스핀 ‘공장과 편직·염색을 담당하는 C&T 과테말라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C&T의 매출 성장도 기대된다. 지난해 1794억 원이었던 C&T의 매출은 올해 2139억 원, 2026년과 2027년에는 각각 2760억 원과 345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과테말라 법인이 내년과 후년 각각 345억 원, 690억 원의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영조 C&T 이사는 “지난해 10곳이던 C&T의 고객사가 올 들어 18곳으로 늘어났다”며 “미주 외에 유럽, 일본 등도 추가되는 등 고객사의 국적도 다양해졌으며 과테말라 법인을 바이어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면서 신규 수주를 공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베트남 공장의 경우 면방섬유가 대부분이어서 단가가 높은 화학섬유의 비중이 적은 것과 달리 과테말라는 화학섬유의 비중이 70%에 달해 수익성이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섬유 중에서도 레깅스 등의 액티브웨어는 면방 섬유보다 단가가 30% 가량 비싼데, 한세실업은 과테말라 법인을 통해 이 같은 액티브웨어의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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