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도 경쟁력 있게”…퓨리오사AI, '레니게이드' 1000만원대 책정

2025-06-04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인 퓨리오사AI가 엔비디아 등 시장 선발주자들과의 경쟁을 위해 공세적인 가격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AI 반도체 시장에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진입해 성과를 거둘 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퓨리오사AI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경망처리장치(NPU) '레니게이드' 권장가격을 1만 달러(약 1374만원)로 책정했다. 권장가격(Suggested Price)은 기업간 거래(B2B)를 할 때 판매 회사가 내부적으로 정하는 가격 기준점이다. 최종 공급 가격은 거래 규모, 고객사 상황, 계약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퓨리오사는 1000만원까지도 공급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가격대는 경쟁 모델로 꼽히는 엔비디아 'L40S'와 유사한 것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에 AI 구현을 지원하는 L40S 가격은 국내 기준 최저 1140만원으로 알려졌다. 퓨리오사AI는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가격도 중요하다고 보고 1위 사업자인 엔비디아와 동급 또는 그보다 낮은 가격 정책도 수립한 것으로 해석된다.

퓨리오사AI의 레니게이드는 전력 대비 성능, 이른바 '전성비'가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초당 512조번 연산할 수 있는 512테라플롭스(TFLOPS)를 지원하면서도 최대 소비 전력은 150W다. 엔비디아 L40S가 연산 성능은 더 뛰어나지만 최대 소비 전력이 350W여서, 퓨리오사AI는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퓨리오사AI는 가격으로 비교해서도 우위를 점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퓨리오사AI가 공개한 메타의 거대언어모델(LLM) '라마3.1 8B' 기준 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레니게이드 추론 성능은 3935.25 token/s로 L40S(2989.17 token/s)를 앞선다. 1만원당 추론성능은 레니게이드가 2.73~3.94 token/s로 L40S(2.62 token/s)보다 우위에 있다는 계산이다.

퓨리오사AI는 이같은 장점들을 앞세워 시장 진입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레니게이드 양산은 올 하반기부터 진행된다. TSMC 5나노미터(㎚) 공정과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패키지 기술 기반으로 연내 약 2000개 양산하고, 내년에 공급량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현재 국내외 13여개 기업들과 유의미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초기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가격 정책을 구사할 예정”이라면서 “고객사의 요구와 주문량 등에 따라 최종 공급가는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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