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열린 티캐스트 E채널의 예능 프로그램 ‘류학생 어남선’(이하 류남생)의 제작발표회에는 완성된 형태의 프로그램과 함께 완성된 형태의 물품(굿즈)들도 등장했다. 그날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를 찾은 취재진은 포르투갈 빵 스타일의 외관에 부대찌개 속이 든 이른바 ‘부대끼네 빵’과 프로그램 로고가 담긴 굿즈를 선물 받았다.
이렇듯 요즘 예능은 출발부터 팬들을 향한 굿즈를 준비하고, 프로그램뿐 아니라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통해 팬들과 함께 체험을 나눈다. 이는 단순히 팝업스토어 형태의 행사가 될 수 있고, 20주년을 맞은 ‘무한도전’의 사례처럼 몇 만 명의 팬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도 될 수 있다.

최근 방송인 기안84는 자신의 프로그램으로 체험형 공간을 만든 팝업스토어 두 군데를 연이어 개방했다. 지난 4월8일 공개돼 22일 최종회가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대환장 기안장’이 먼저였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역 8번 출구 인근에 차려진 ‘대환장 기안장’의 팝업은 실제 울릉도에 차려진 기안장을 성수동으로 옮겨온 수준이었다. 퇴장용 미끄럼틀과 야외 침상 등이 재현된 공간에서 참가자들은 촬영장을 재현한 공간과 다양한 소품을 구경하고 네컷 사진과 함께 게임도 즐길 수 있었다.

기안84는 지난달 11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4’의 팝업스토어에는 배우 이시언과 함께 등장했다.
지난달 16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강남 신세계백화점에서 진행된 팝업스토어에는 역시 프로그램의 굿즈와 함께 다양한 포토존 그리고 시즌 1 소금호텔 체험과 시즌 4 셰르파 체험 등 다양한 체험형 아이템도 준비됐다.

E채널 ‘류남생’의 경우에는 여기에 요리 콘텐츠를 더했다. 프로그램은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8일까지 서울 여의도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차렸다.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는 프로그램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포르투갈에서 수련한 류수영의 ‘크림대구롤파스타’, 윤경호의 ‘부대끼네빵’, 몬스타엑스 기현의 ‘기현손앙파이’ 등을 맛볼 수 있다.
세 명의 출연자는 팝업 이틀 차인 지난 1일 나란히 현장을 찾아 음식을 선보였다. 이 현장에서는 다양한 요리용품과 생활용품, 의류 등이 망라된 굿즈숍도 함께 문을 열었다.

단순히 한 장소에서 굿즈나 콘텐츠를 선보이는 팝업스토어 형태를 넘어 프로그램을 종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대규모 행사도 있었다.
2005년 첫 방송을 시작해 올해로 방송 20주년을 맞이하는 MBC ‘무한도전’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공원 일대에서 10㎞ 마라톤대회 ‘무한도전 RUN’을 개최했다. 10㎞ 마라톤대회로는 다른 대회의 두 배가 넘는 9만9000원의 참가비가 있었지만 티켓은 2분 만에 매진이 됐고, 현장에는 2만명에 육박하는 ‘무도키즈’들이 모여들었다.

MBC의 자체 콘텐츠 제작 스튜티오 MOst 2.6.7과 쿠팡플레이가 함께 한 행사에는 마라톤 외에도 다양한 체험형 부스 그리고 ‘무한도전’의 멤버 박명수, 정준하, 하하, 전진, 조세호, 황광희 등이 참여하는 이벤트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선보였다. ‘무한도전 RUN’은 2회 개최지로 부산을 전하고 밤에 마라톤을 하는 ‘나이트런’ 행사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져 ‘무한도전’ 팬들의 관심을 불렀다.
이러한 팝업 나아가서는 체험형 이벤트는 단순히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이를 방송사에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지금의 환경 때문에 비롯됐다. 방송사의 광고비 객단가는 2000년대 중후반 전성기에 비해 많이 줄었고, 이로 인해 방송사나 제작사가 얻는 수익도 줄었다.

그런 부분을 팝업스토어를 통한 홍보나 다양한 체험상품 그리고 굿즈들이 채워주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여러 팝업스토어로 증명됐는데 JTBC 예능 ‘최강야구’의 굿즈들은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했으며 ENA와 SBS Plus에서 방송되는 ‘나는 SOLO’ 역시 연애 프로그램 최초로 팝업스토어를 개최해 그 부가가치에 대한 가능성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