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의원 선거 앞두고 정치권 잇따라 공식 계정 개설
자민당, 총리가 정책 소개···20일 만에 50여개 업로드

일본 정치권이 오는 2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잇달아 동영상 공유 어플리케이션(앱) ‘TikTok(틱톡)’ 공식 계정을 개설했다. 참의원 선거 득표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은 지난달 18일 처음으로 틱톡 공식 계정을 만들고 10일 현재까지 50여개 영상을 업로드했다.
다수 영상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출연해 국정 현황, 정책 등을 소개하고 유권자를 설득하는 형식이다. 영상 속 이시바 총리는 ‘저출산 대책은 시급한 과제’ 등 메시지를 던지거나 자신의 ‘지방창생’ 공약을 강조한다.
물가 상승 대책으로 야당이 내놓은 소비세 감세에 맞서 여당 정책인 현금 지원의 장점을 인포그래픽을 활용해 설명하는 ‘지원금인가, 감세인가’ 영상도 있다. 일부 영상에는 자민당 소속 참의원 선거 후보가 출연해 자기 소개를 한다.
자민당의 틱톡 진출은 현지에서 이례적 행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에는 앱 운영사가 중국계임을 고려해 틱톡 계정 개설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2020년 자민당 내 ‘룰 형성 전략의원연맹’이 안보상 이유를 들어 중국에서 개발된 앱 이용을 정부가 제한하는 안을 정리한 적도 있다.
일본 내 틱톡 이용자는 월 30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히라이 다쿠야 자민당 홍보본부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참의원 선거 전략을 묻자 “청년층과 접점을 갖기 위해 당이 그간 사용하지 않았던 틱톡을 활용한다. 알고리즘상 당 계정을 팔로우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전달되기 쉽고, 수직형 동영상이어서 유튜브에서 쇼츠(짧은 길이의 동영상 콘텐츠)로 재활용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유신회도 지난달 26일 계정을 개설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와 참의원 선거 후보자들이 다양한 역할로 출연하는 상황극 영상 형식이 특징적이다. ‘사회보험료가 너무 비싸 애인과 여행도 못 간다’는 제목의 영상은 이날까지 약 60만6000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국민민주당도 참의원 선거 공시 전날인 이달 2일부터 당 공식 틱톡 계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직전까지 국민민주당은 당 소속 의원, 당직자 등이 업무용 기기로는 틱톡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해 왔다. 다수 영상은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가 차량 이동 중 당 정책이나 참의원 선거 의지를 밝히는 방식이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등 다른 정당은 예전부터 틱톡 계정을 보유해 왔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참의원 선거를 열흘 앞둔 이날 기준 정당 요건을 갖춘 10개 정당 가운데 9개가 틱톡을 선거 홍보에 활용 중이다. 구독자 수는 레이와신센구미(약 18만300명), 참정당(약 6만400명), 공명당(약 2만5000명) 등 순으로 많고, 자민당은 약 2000명에 그쳤다.
미디어 연구자인 이토 마사아키 세이케이대 교수는 “틱톡은 이용자들이 짧은 시간에 대량의 쇼츠를 보고 즐기는 것이 특징”이라며 “무책임하게 상대를 비난하는 콘텐츠가 확산하는 경우도 있어, 이성적 토론과 정책이 소홀히 다뤄질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