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 “아기상어 판결, 퍼블릭 도메인 독점 위험 막은 의미 있는 판례”

2025-08-25

더핑크퐁컴퍼니가 제기된 해외 저작권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6년간 이어진 공방을 이끈 법무법인 민후의 김경환 대표에게 이번 판결의 의미와 향후 전략을 들어봤다.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가 확정됐다. 이번 판결이 지닌 법적·산업적 의미는.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한 곡의 저작권 분쟁을 넘어, 구전가요와 같은 퍼블릭 도메인을 활용한 창작물의 저작권 범위를 명확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구전가요를 조금만 변형해 독점권을 주장하는 것은 인류 문화유산 전체를 사유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법원은 이를 엄격히 차단했고, 앞으로 콘텐츠 산업에서도 창작성 인정의 기준을 제시한 중요한 판례라고 생각한다.

-6년간의 긴 법정 공방이었다. 민후가 특히 중점을 둔 법리적 쟁점과 승소의 핵심 전략은.

▲가장 큰 쟁점은 원고의 편곡물이 독자적 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는가였다. 이를 위해 '구전가요의 실체'를 밝히는 데 집중했다. 수십 개의 선행 자료를 수집하고, 음표·리듬·박자 단위로 비교·분석해 독창성이 없음을 입증했다. 또 창작성 인정이 남용될 경우 퍼블릭 도메인 독점이라는 사회적 해악이 발생한다는 점을 법원에 설득했다.

-이번 판결로 향후 업계나 창작자들에게 주는 시사점은.

▲창작자 입장에서는 단순한 편곡이나 미세한 변형만으로는 독창성을 주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법원이 요구하는 것은 '실질적 개변', 즉 원곡과 직관적으로 구별될 수 있을 정도의 변주다. 반대로 퍼블릭 도메인 자료를 활용하는 창작자나 기업 입장에서는 이번 판결이 창작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안전판이 될 수 있다. 특히 AI가 퍼블릭 도메인 자료를 활용해 음악이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시대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법무법인 민후는 IT·콘텐츠 분야 전문 로펌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승소가 민후의 전문성과 '원펌 체제'의 강점을 어떻게 보여줬다고 보나.

▲민후는 설립 초기부터 IT와 저작권 분야 사건을 많이 다뤄왔다. 영화 명량 사건, 오픈캡처 사건 등 굵직한 판례 경험이 이번 사건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또 '원펌 체제'로 움직이기 때문에 중요 사건에는 전 인력이 협업해 대응한다. 리소스를 집중 투입해 치밀한 전략을 짤 수 있었고, 이런 구조적 장점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원동력이 됐다.

-최근 글로벌 지식재산권 분쟁이 확대되고 있다. 민후가 앞으로 집중해 나갈 전략은.

▲AI 시대에는 창작과 저작권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 AI가 어떤 데이터를 학습하고, 그 결과물이 어떤 권리를 지니는지가 새로운 쟁점이 될 것이다. 민후는 해외 판례와 소송 동향을 면밀히 연구하며 대응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는 AI 창작물, 글로벌 플랫폼을 둘러싼 저작권·지식재산권 분쟁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텐데, 이 분야에서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정희 기자 jha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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