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원 “리틀 버디 폭격기는 싫어…언니와 우승 경쟁할래요”

2025-08-11

고지원(21)은 지난 10일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첫 우승을 거둔 뒤 ‘언니’ 관련 질문을 많이 받았다.

“언니는 17번홀부터 벌써 울고 있었대요”라며 웃은 고지원은 “저는 국가대표 상비군도 한 번 못했는데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건 언니 덕이 정말 크다”며 고마워했다.

2023년 KLPGA 정규투어 데뷔 이후 3시즌, 61번째 대회에 그것도 조건부 시드 선수로서 거둔 첫 우승이라 감정이 솟구쳐 올랐지만 자신보다 더 격한 감정을 쏟아내는 언니 고지우(23)를 보니 오히려 냉정해졌다고 했다.

둘은 KLPGA 투어에서 한 시즌에 나란히 우승컵을 든 첫 자매선수가 됐다. 2022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고지우는 2년 차였던 2023년, 44번째 대회 맥콜 모나 용평오픈에서 생애 첫승을 거둔 후 올해 용평오픈(6월)까지 3승을 거뒀고, 2개월 만에 고지원이 우승하면서 자매가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둘은 외모, 표정, 목소리, 걸음걸이에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까지 빼닮았다. 언니가 키 165㎝로 5㎝ 더 크다는 것을 모르면 둘을 혼동하기 쉽다.

고지원은 “그래도 성격은 많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저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하는 편이고, 언니는 목표를 정하고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식으로 열정을 불사른다”고 했다.

확실히 고지우는 열정적이다. 뜻대로 되지 않으면 마음고생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그 감정을 다 쏟아낸다. 지난 6월 용평오픈 우승 때는 방송인터뷰 때부터 펑펑 눈물을 쏟았다. “그동안 고생한 게 생각나서 그랬다”며 “기뻐도 울고, 슬퍼도 울고 전 눈물이 많다”고 했다. 고지우가 울먹이는 와중에도 빵 터지는 뜻밖의 대답으로 웃음을 준다면, 고지원은 미소지으며 차분하게 하고 싶은 말을 다하는 스타일이다.

언니가 많이 앞서 가는 듯싶던 경기력도 이제 ‘난형난제’다. 고지우와 고지원의 올해 드라이브 비거리는 250야드(7위)-242야드(31위)이고 페어웨이 안착률 70.92%(41위)-68.30(56위), 그린적중률 74.75%(20위)-75.86%(16위), 평균 퍼트 수 29.6개(18위)-29.5개(17위), 평균버디 4.3158개(1위)-3.9688개(7위)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특히 많은 버디 수가 눈에 띈다. ‘버디 폭격기’로 명성이 높은 언니 못잖게 많은 버디를 낚고 있는 고지원은 “그래도 ‘리틀 버디 폭격기’라는 별명은 짝퉁 같아 싫다”며 “언니와 한 대회에서 우승경쟁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3년 고지원이 정규투어에 데뷔하면서 “한국의 (넬리-제시카) 코르다 자매를 꿈꾼다”고 했던 둘은 이제 본격적인 출발점에 섰다. 유쾌한 챔피언 자매의 탄생으로 KLPGA투어에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관심거리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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