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놀이터 된 韓”…'SGI서울보증 해킹' 건라, 이번엔 삼화콘덴서공업 노렸다

2025-09-03

국내에서 크고 작은 해킹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SGI서울보증을 해킹한 것으로 알려진 해킹조직 '건라'(Gunra)가 삼화콘덴서공업을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통신·금융·제조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사이버 보안 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전산업군을 아우르는 대응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라는 다크웹을 통해 114기가바이트(GB) 규모의 삼화콘덴서 재무자료를 탈취했다고 밝혔다.

앞서 건라는 지난 7월 SGI서울보증 시스템 마비가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13.2테라바이트(TB) 규모 데이터베이스를 빼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건라가 이번에 공개한 자료를 두고 삼화콘덴서공업 내부자료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개 자료는 내부회계와 재무팀 두 개 폴더로 나뉜다. 내부회계 폴더엔 삼정회계법인와 리디안솔루션으로부터 자문받은 컨설팅 문서와 감사·내부회계관리자·대표이사 결재문서(dart용) 등 다양한 내부 문서가 담겼다.

또 제67기(2022년)부터 제69기(2024년), 미리 작성한 제70기(2025년)까지 사업연도별 결산 감사록, 내부회계, 내부감시장치에 대한 감사의 의견서 등 문서도 눈에 띄었다. 특히 2025년 2분기 기준 76개에 달하는 삼화콘덴서공업 계좌현황, 계약서 및 유지보수 계약서, 투자계약서, 경비 및 인건비 계획 등 민감한 정보도 포함됐다. 이사회의사록에 담긴 68기, 67기 재무제표는 삼화콘덴서공업이 공시한 사업보고서 내용과 동일했다.

재무팀 폴더엔 △68기 3Q 결산자료 △68기 4Q 결산자료 △69기 1Q 결산자료 △세무조사 등이 담겼다.

삼화콘덴서공업은 콘덴서 종합 메이커로서 관계사인 삼화전기가 생산하는 전해콘덴서를 제외한 전력용콘덴서(FILM), 세라믹 콘덴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대다수 콘덴서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3일 오전 기준 시가총액은 약 3200억원이다.

삼화콘데서공업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우리 기업·기관을 대상으로 사이버 보안 사고가 끊이질 않고 일어나면서 사이버 보안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사이버 공간은 굉장한 위험에 처해 있으며 모든 산업이 사이버 위협 대응 체계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별 침해사고대응센터 간 정보공유 체계를 활성화해 해커가 이용하는 취약점, 악성코드, 공격패턴 등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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