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유리기판 생태계 구축 시동…27개 협력사와 기술 협력 논의

2025-05-29

삼성전기가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 생태계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이날 수원 본사에서 유리기판 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과 유리기판 기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기술 현황을 공유하고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가공·절단·검사 등 유리기판 제조에 필요한 국내외 소부장 기업 27개사가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날 세미나는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참석하고, 송재혁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이 개회사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유리기판 제조를 준비하는 삼성전기와 유리기판 도입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진이 출동해 무게를 더했다.

삼성전기와 소부장 기업들은 유리기판 공정에서 기술적 과제가 되고 있는 유리 절단과 구리 도금에 대해 전문 기업들을 초청, 발표 시간도 가졌다.

유리 절단은 레이저앱스·필옵틱스·아이티아이가, 구리 도금 기술은 아토텍코리아·오쿠노한국이 발표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JWMT(중우엠텍), 익스톨, 오알켐 등도 포스터 발표 등을 통해 세미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가 주요 협력사를 초청해 유리기판 기술 세미나를 개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앞서 코닝·제4기한국·YMT·회명산업·AKC·이노메트리 등과 기술 협력을 추진해 왔는데, 이번에는 전면에서 행사를 주관했다. 협력사들과 본격적으로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술 난제를 극복해 유리기판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 4월에 열린 전자신문 주최 콘퍼런스에서 유리기판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처음 대외 발표한 바 있다.

또 수요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송재혁 CTO를 비롯한 DS부문 연구원들이 세마나에 참석, 삼성전기와 협업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028년부터 첨단 반도체 패키징에 유리기판(글라스 인터포저)을 도입할 계획으로, 삼성의 유리기판 상용화를 위한 공급망 구축이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본지 5월 26일자 1면 참조〉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소재보다 열에 강하고 표면이 매끄러워 미세회로 구현이 용이한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부상 중인 부품이다. 인공지능(AI) 시장 발전에 따른 데이터 처리량 급증에 최적화된 기판이어서 반도체 업계 관심이 높다.

다만 기술 난도가 높아 상용화는 아직이다. 구멍을 뚫어 구리를 채우거나 유리를 정밀하게 절단하는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기가 소부장 협력사를 망라한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는 이유로, 기술 세미나를 기점으로 공급망 선정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2분기 중 세종 사업장 파일럿 라인을 가동, 유리기판 시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2027년 대량생산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전날 서울대 강연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내 미국 주요 빅테크 고객사 2~3곳에 유리기판 샘플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삼성전자를 포함해 다양한 반도체 및 AI 고객사들과 협업 중”이라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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